대기업ㆍ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체감경기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특히 내수기업뿐 아니라 수출업체마저 경기전망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8일 전국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ㆍ4분기 기업경기 전망’에 따르면 4ㆍ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79’였다. 이는 지난 2005년 1ㆍ4분기의 ‘71’ 이후 가장 낮으며 지난해 4ㆍ4분기(105) 이후 4분기 연속 하락한 수치다. 올 들어 BSI 전망치는 1ㆍ4분기 99, 2ㆍ4분기 97, 3ㆍ4분기 92 등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도 90 이상을 유지해왔는데 하반기 들어 처음 나온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13포인트나 수직 하락했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4ㆍ4분기 경기가 3ㆍ4분기보다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19.1%에 불과한 반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39.7%로 경기호전을 예상한 경우의 2배가 넘었다. 대기업(92)이 전분기(95)에 비해 소폭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78)은 전분기(92)보다 큰 폭 감소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악화가 더욱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가 1,500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전망조사에서 9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전월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한 86.3을 기록했다. 5월 이후 하락세가 4개월 만에 멈췄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아 9월에도 중소 제조업체들의 현장 체감경기는 극히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의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부담은 여전하다”며 “원가부담을 줄여주고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수출기업의 체감경기도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2,163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실사지수(BSI)는 75로 전월의 76에 비해 1포인트 떨어졌다. 2006년 8월의 7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수출기업의 BSI는 79로 전월의 85에서 6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2006년 7월의 79 이후 최저치다. 대기업 BSI는 88에서 85로 내려와 2007년 2월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영재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세계 경기가 불안하고 환율 흐름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 수출ㆍ대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