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풍속화 '평생도'로 본 조선 양반 생활사

■ 옛 그림 속 양반의 한평생 (허인욱 지음, 돌베개 펴냄)


사람들은 흔히 양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조선 사회의 주축을 이뤘던 양반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 생활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여러 가지 문헌과 고문서, 도판 등을 활용해 탄생부터 죽음까지 양반의 생애를 차분하게 추적해 나간다. 특히 기존 역사서와 달리 저자는 조선 시대 대표적인 풍속화인 '평생도'를 주된 도구로 삼으면서 최근까지 나온 양반의 생활사 관련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양반의 인생사를 되짚었다. '평생도'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기념이 될 만한 경사스러운 일들을 추려서 그린 풍속화를 말한다. 벼슬을 지낸 인물의 공적을 기리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제작된 만큼 조선시대 양반의 인생관과 출세관이 잘 표현돼 있다. 일반적으로 돌잔치, 혼인식, 회혼례 등 평생 의례 부문과 관직에 나간 양반이 거치게 되는 여러 벼슬살이 장면을 담고 있다. 저자는 대부분의 평생도가 과거 및 관직과 관련된 내용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데 대해 과거 급제와 관직 생활이 그만큼 한 양반의 일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평생도에 등장하는 돌잔치와 혼인 장면은 양반의 가치판단에서 중요하게 여겨진 효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돌잔치의 경우 조선 사회에서 자손을 낳아 집안의 대를 잇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의 하나였기 때문에 아이의 생존이 안정된 시점이라고 여기는 첫 돌에 잔치를 마련해 아이의 복과 장수를 기원했다고 설명한다. 혼인 또한 다른 가문과의 결합을 통해 집안의 품격을 높이고 후사를 얻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저자는 "정치사 중심의 역사에 매몰되다 보니 조상들의 일반적인 삶에는 등한시한 측면이 있다"며 "조선 시대 핵심 지배계층인 양반에 대한 다면적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힌다.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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