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증권가, 블루오션을 찾아라

지난 2월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의 단행본인 ‘블루오션전략’이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국내에서도 정ㆍ재계는 물론 모든 조직과 사회, 가정에서조차 블루오션 바람이 불고 있다. 블루오션이란 한마디로 기존 틀 속에서의 경쟁이 아닌 창조에 의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수수료 자율화와 맞물려 가격경쟁을 통한 레드오션전략이 증권업을 지배했다. 무한히 커질 줄 알았던 시장의 파이는 점점 줄어들었고 트레이딩 시스템의 발달로 한순간 맛보았던 폭발적인 거래대금의 향수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지속적인 가격경쟁을 통해 자기 파괴를 했던 것이다. 순수익의 60~70% 이상을 수탁수수료에 의존하는 높은 시장의존도의 수익구조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이나, 특히 국내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이 늘지 않았던 것이 이를 방증하는 단적이 예가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증권업계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불어 금융환경도 증권산업에 우호적인 환경조성과 더불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도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높고 개인의 자산배분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수익률 선호(Flight to Yield)에 의한 자금이동이 자본시장을 키워주는 원천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업도 이런 호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증권가의 블루오션전략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 미국에서의 사례이다. 현재 국내처럼 개인의 자산포트폴리오가 바뀌면서 자금이동이 활발했다. 미국증권업도 70년대 고정수수료 폐지 이후 가격경쟁을 혹독하게 치른 상태였다. 하지만 지속적인 신규상품 출시와 신시장 개척을 통한 특화전략을 구사하면서 생존력을 키운 증권사는 투자은행으로 거듭났던 것이다. 이를 통해 수탁수수료 비중은 10%대 중반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원이 다원화됐고 증권업 전체 자기자본이 90년부터 2000년까지 263%나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95년에서 2005년 사이에 37% 증가에 그쳤다. 투자가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해 규제완화를 통한 업무영역 확장과 금융서비스 범위 확대, 그리고 자기 몸에 맞는 수익모델을 찾아 특화하는 전략이 증권가의 블루오션일 것이다.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금융서비스의 범위는 넓어지지 않는다. 과거의 학습효과도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여줄 것이다. 외환위기를 제외하고는 레드오션전략으로 인해 ‘잃어버린 5년’의 세월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은 잘하는 부분과 잘할 수 있는 부분의 핵심 역량 집중을 통한 블루오션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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