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흡연! 천천히 자살하는 법

조경숙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사무관>

[발언대] 흡연! 천천히 자살하는 법 조경숙 최근 모 영화배우의 자살로 우리 사회는 얼마간 상당한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이러한 자살 문제를 놓고 개인적인 문제라고 간과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정부가 나서서 더욱 강력한 자살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할지언정. 그런데 우리 사회는 니코틴과 타르 외에도 비소ㆍ암모니아ㆍ포름알데히드ㆍ청산가스ㆍ페놀ㆍ나프탈렌 등 4,000여종의 화학물질과 60여종의 발암물질로 구성돼 있어 폐암 등 수많은 질병을 유발하는 담배에 대해서는 너무도 관대한 것 같다. 흡연은 결과적으로 보면 자살, 그 이상인 타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날 전세계 성인의 3분의1에 달하는 13억명이 흡연하고 있고 연간 50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 성인남성의 흡연율은 지난 2001년 6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른 사회ㆍ경제적 손실은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다. 흡연의 폐해가 수십 년간에 걸쳐 나타나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인구 노령화와 더불어 이러한 사회ㆍ경제적 부담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남성의 흡연율은 70년대에 80%대로 최고조였고 80년대 초반 70%대, 90년대 중반 60%대로 진입했으며 2003년에 들어서야 50%대로 떨어져 지난해에는 58.7%를 기록했다. 선진국 수준인 20~30%대로 낮추려면 갈 길이 참으로 멀다. 이에 정부는 최근 들어 담배가격 인상과 같은 강력한 금연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담배가격을 500원 인상한 뒤 1개월 만에 흡연자의 8.3%가 금연을 시도했고 이들 금연자의 73%가 담배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올해 담배가격을 500원 추가 인상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비준 추진과 더불어 관련 법제도를 단계적으로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또 대상자별로 세분화해 체계적인 금연교육과 홍보를 실시하고, 지난해 10개 보건소에 시범적으로 시행, 4주 금연 성공률이 61%에 달했던 금연클리닉사업은 올해 전국 보건소로 확대해 약 10만명의 흡연자에게 무료 금연상담ㆍ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는 금연상담전화(Quitline)를 시범 실시해 앞으로 전화상담을 통해서도 흡연자의 금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가장 예방 가능한 건강위해 요인인 흡연. 더 이상 흡연은 선택의 문제도 개인의 문제도 아니다. 이른 시간 내에 담배 없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희망해본다. 입력시간 : 2005-03-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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