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집값 상승과 가계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대출규제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4대 주요 은행의 가계신용대출(집단신용대출 제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잔액은 47조7,886억원으로 전월 말(47조8,537억원)보다 651억원 줄었다. 이들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경기가 호전되기 시작한 올 4월부터 지난 8월 말까지 1조3,515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감소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75조4,660억원으로 8월 말(176조8,701억원)보다 1조4,041억원 줄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총 8조9,736억원이나 늘었던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4대 은행의 주요 가계대출이 이처럼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정부가 지난달 7일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은행이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100% 이하로 점진적으로 낮추도록 정부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도 대출이 줄어든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규제 압력이 커 당분간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은행보다 DTI 규제 등이 상대적으로 덜한 제2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