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또 다시 정면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가 정부가 추진중인 자이툰부대의 이라크 파병연장에 대해 불가 입장을 못박는가 하면,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해체 책임을 놓고 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정 후보는 22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될 오충일 당 대표와 김근태 상임고문, 이해찬 전 총리,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5자 회동을 갖고 “지난해 국회는 (자이툰부대) 파병을 1년만 연장하기로 국민과 약속했다”며 “자이툰 부대는 이라크로부터 철군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정 후보 등은 회동에서 한미동맹과 청와대와의 관계 등 자이툰 부대 철군에 따른 파급 문제 등도 언급했으나 철군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해선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 주둔 기간 1년 연장안에 대한 정부 방침이 최종 확정되면 23일 대국민담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이번주중 최종방침을 결정해 국회에 (파병 연장 여부를 담은)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열린우리당 당적을 포기한 것에 대해 “내 자의만은 아니다. 내가 당에서 나올 이유가 어디 있느냐. 사실상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은 “노코멘트”라며 공식적인 반박을 자제했다. 정 후보측의 한 의원은 “사실상의 여당 후보가 선출돼 경선 후유증을 해소하려는 마당에 대통령이 도와주질 못할 망정 재를 뿌리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순수성이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