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디지털시대 맹주 꿈꾼다

◎PDA·벽걸이TV 등 첨단제품 속속 출시/DVD규격도 미·유럽 견제위해 신속합의/일 정부도 규제완화 등 외곽지원 나서「필름없는 카메라, 테이프없는 리코더, 육필을 읽고 기억하는 전자노트북, 인터넷 접속 컴퓨터 손목시계, 벽걸이 TV 등」 디지털 시대를 풍미할 꿈의 제품들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 첨단제품들의 요람이 거의 대부분 일본전자메이커라는 점이다.타임지는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일본 전자회사들이 막강한 기술개발력을 무기로 21세기 디지털시대의 맹주가 되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전자메이커들은 지난해 세계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다양한 디지털제품을 선보였다. 대표적 제품이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휴대폰에다 일정 관리기능 그리고 E­메일까지 해내는 「전자비서」로 불릴만하다. PDA시장을 놓고 일본업체끼리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샤프사의 「자우루스」와 마쓰시타의「피노키오」. 도시바는 이에 질세라 내달 「제니오」를 선보인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정보와 오락기기, 컴퓨터와 TV가 결합하는 디지털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로운 첨단제품시장을 선점치못할 경우 정보화시대에는 도태되고 만다는 판단에서다. 디지털기술, 특히 컴퓨터에선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서있다. 그러나 일본은 디지털기술이 상품으로 꽃을 피울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오락 및 가전제품분야에서는 세게최고수준이다. 일본의 디지털기술은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차세대 디지털시장의 주도권을 일본은 이미 서서히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80년대부터 소형화기술을 앞세워 세계가전시장을 석권해왔다. 역시 기초기술은 미국에 뒤지나 워크맨, VTR 등 히트상품을 잇달아 선보인 제품개발력 덕분이었다. 일본이 기존의 아날로그체제에서 디지털로 선회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 일본업체들은 정부의 아날로그 유지정책에 호응, 지난 80년대 아날로그형 고화질TV 개발에 있어 미국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그러나 엄청난 디지털 물결에 놀라 정책을 급선회했다. 일본은 이제 미국과 치열한 디지털TV 경쟁에 돌입했다. 디지털시대 패권을 차지하려는 일본기업의 야망은 비디오 디스크(DVD) 규격합의과정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기존 CD보다 14배나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는 꿈의 디지털 기억매체인 DVD 규격경쟁을 둘러싸고 벌여왔던 소니진영과 마쓰시타·도시바진영의 대결은 결국 양측이 한발짝씩 양보, 해결됐다. 집안싸움으로 시간낭비하지 않고 디지털시대의 막을 하루라도 빨리 올려 미국 유럽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속셈이다. 지난 80년대초 비디오 규격(소니의 베타멕스 VS 마쓰시타의 VHS)을 놓고 벌어졌던 분열상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일본은 디지털환경에 있어 미국에 뒤떨어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인터넷 가입자가 3배 증가한 5백30만명, PC판매는 40% 상승한 6백만대를 기록, 여건은 최근 크게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정부의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일전자업체들이 세계가전시장에 이어 디지털시장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타임지는 전망했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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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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