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를 총괄하고 있는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올해 개최지가 결정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ㆍ동계올림픽의 유치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견해를 피력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26일 케냐 몸바사로 떠난 김 체육회장은 출국에 앞서 "인천은 다소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평창과 대구는 섣불리 판세를 분석할 수 없을 만큼 접전"이라고 진단했다. 대구가 유치에 나선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7일 몸바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에서 결정되고 인천이 출사표를 던진 2014년 하계아시안게임은 오는 4월17일 쿠웨이트의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평창이 '재수'에 나선 2014년 동계올림픽은 7월4일 과테말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각각 결정된다. 김 회장은 먼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해 "당초 대구와 호주 브리즈번의 2파전으로 예상했으나 모스크바가 2013년에서 2011년으로 방향을 급선회해 판세를 알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당초 2013년에 세계육상 유치를 희망했던 러시아는 소치가 추진 중인 2014년 동계올림픽과 겹칠 것을 우려해 최근 개최시기를 2년 앞당긴 뒤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을 IAAF의 스폰서로 내세우는 등 적극적인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최근 세계수영선수권과 피겨선수권이 열린 호주 멜버른과 일본 도쿄에서 국제스포츠계 관계자들을 만났더니 모스크바가 무시할 수 없는 복병으로 떠오른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반면 인도 뉴델리와 경합 중인 인천의 아시안게임 유치 가능성에 대해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이달 중순 신용석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위원장과 함께 말레이시아ㆍ캄보디아 등을 순방한 김 회장은 "인천이 그동안 활발한 유치활동으로 뉴델리를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한 뒤 "셰이크 아메드 알 사바 OCA 회장 등 집행부 고위인사들의 반응도 눈에 띄게 우호적으로 변했다"며 아시안게임 유치를 낙관했다. 최대 관심을 끌고 있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좀처럼 알 수 없는 치열한 경합상태라고 밝혔다. "평창과 소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한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소치와 완벽한 기반시설에 유럽 IOC 위원들의 동정표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잘츠부르크 모두 방심할 수 없는 상대"라고 분석했다. 김 회장은 또 "투표 당일까지도 IOC 위원들의 표심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모든 스포츠 외교채널을 가동해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