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경 금융전략포럼] 아이디어 보고 대출·투자하는 시대… M&A·지식재산금융 등 활성화해야

■ 신제윤의 창조금융론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5일 서경 금융전략 포럼에서 금융 관료로서의 '꿈'을 밝히면서 작심한 듯 '창조금융론'을 풀어갔다.

신 위원장은 "언제까지 금융위원장을 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실패하면 재기가 어려운 창업자에게 금융 쪽에서 안착했다 뜰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게 개인적인 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꺼낸 게 그가 저작권을 갖고 있다는 '창조금융'이다.


신 위원장은 창조금융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정식을 만들었다. 기존 방정식은 노동과 자본을 더하고 여기에 금융을 곱하면 생산물이 나온다. 금융은 담보를 토대로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것에서 그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금융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나온 게 신 위원장이 제시한 창조금융의 방정식이다. 노동ㆍ자본 이외의 변수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넣은 게 색다르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담보 위주의 여신이나 보증의 금융행위는 '투자ㆍ인수합병(M&A)ㆍ지식재산금융' 등으로 새롭게 확대ㆍ변형돼 창조금융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구시대적 경제는 몰락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상상력이 결합된 아이디어를 집어넣으면 새로운 생산요소가 되고 다른 영역과의 융합을 통해 엄청난 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생각(아이디어)만을 보고 돈을 빌려주거나 직접 투자해 산업화하는 시대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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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창조금융으로 가기에는 여전히 벽이 존재한다. 신 위원장은 창조적 지식의 발현을 막았던 걸림돌 두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창조적 지식의 부가가치에 대한 사전적인 불확실성이다. 신 위원장은 "어떤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활용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미리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 뒤 400여명의 금융 대표자들에게 "아이디어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이날 강연의 압권이었던 '죽음의 계곡(death-valley)'이다. 아이디어의 개발-사업화 단계에서 자금지원의 공백이 발생하는 게 죽음의 계곡인데 수많은 창조적 아이디어들이 결국 이 단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장돼왔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창조금융의 역할은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ㆍ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체계화해 사전적인 불확실성을 최소화함으로써 위험을 감수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책자금과 민간자금 지원 사이의 자금 부족 구간을 메울 수 있도록 투자, M&A 지원, 지식재산금융 등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조금융으로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정부가 '관제탑'의 역할을 하겠다는 점도 밝혔다. 신 위원장은 "창업-회수-재도전의 선순환 금융환경을 완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하기 위해서는 관제탑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데 창조적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기술은 있지만 돈이 부족하거나 상업화가 덜된 경우 기업은 망하더라도 기술은 남겨 후일을 도모할 수 있고 창업자 입장에서도 더 큰 기업과 M&A를 통해 실패 후에도 재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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