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외건설 '새 신화를 쓴다'] <4> 러시아: 에너지는 우리 손으로

영하 30도서도 공사 '원더풀 코리아' <br>"러 오일머니 잡아라" 국내건설사 앞다퉈 진출<br>LNG 플랜트·오일선적시설 공사등 잇단 수주<br>韓~연해주~中연결 송유관공사에도 참여계획







'러시아 에너지 개발, 우리나라 건설업체 손으로 일군다.' 21세기는 에너지 전쟁의 시대다. 2006년 벽두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벌어진 '에너지 시위'는 36시간만에 공급이 재개되면서 일단락됐지만 언제 다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석유 매장량 세계 2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인 러시아가 만약 다시금 서유럽 국가를 비롯한 세계 전역에 자원 공급을 중단할 경우, 전세계 가스와 유가는 재차 급등할 우려가 크다. 전체 자원의 50% 이상을 석유, 가스에서 얻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유가 급등으로 '오일 머니'가 넘쳐나면서 경제 호황을 맡고 있다. 이와 같은 석유, 가스 개발에 국내 건설업체가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미 대우건설, 풍림산업 등의 회사는 영하 30도가 넘는 동토(凍土)의 땅에서 한 단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를 주력 사업무대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4년 러시아 사할린에너지공사로부터 "사할린-Ⅱ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의 철골 및 배관 공사를 7,750만달러에 수주했다. 사할린 코르사코프 항구 인근에 연간 480만t의 LNG 플랜트를 짓는 이번 공사는 지난해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사할린-Ⅱ LNG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번 사할린 2단계 개발사업은 총 공사비 100억달러 규모로 대우건설을 포함 7개국 14개 업체가 참여 중이다. 대우건설의 수주액은 채 1억달러도 되지 않는 규모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앞으로 발주될 3~6단계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나아가 극동지역 건설사업 수주의 발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영하 30도를 넘는 열악한 환경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본 업체를 비롯 대부분의 업체가 동절기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추위와 상관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이와 같은 우수한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LNG 플랜트 배관 및 철골공사 외에도 600만 달러 규모의 주변 유틸리티 설치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서현우 대우건설 상무 겸 현장 소장은 "국내 건설업체로는 사할린에 처음 진출한 대우건설이 시공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발주처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우건설은 우리나라와 일본, 연해주, 중국을 잇는 송유관 건설공사에도 참여할 포부를 밝히고 있다. 풍림산업도 러시아동북부 지역 공략에 적극적이다. 이필승 풍림산업 사장은 지난해 러시아 사할린 지역의 플랜트 공사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주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유가상승으로 산유국인 중동과 러시아 지역의 건설시장 전망이 상당히 밝아졌다"며 "위험요소가 많고 수주전이 치열한 중동보다는 러시아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풍림은 2004년 말 세계적 정유회사 엑손모빌과 1억8,000만달러 규모의 러시아 동북부 데키스트리 지역의 오일선적기반시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을 예정이던 LG상사의 '타타르스탄 프로젝트'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산 위기에 놓였던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부산 APEC 기간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과 민티미르 샤이미예프 타타르스탄공화국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LG상사 참여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며 사장위기에서 되살아났다.구체적 참여방식은 당사자간 추후 논의키로 했지만 단일 플랜트공사로는 사상 최대인 3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재개될 조짐을 보인 것. 이 프로젝트는 타타르스탄 사업 주관사인 TKNK가 LG상사와 시공을 맡을 예정인 GS건설측에 수의계약형태로 공사 발주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깨고 공개입찰로 바꾸기로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사업 주관사는 또 추가로 30억 달러의 자금을 더 요구해 LG상사와 GS건설에선 사업 진행 자체를 제고했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APEC 이후 진전된 것은 없다"며 "규모가 큰 사업이지만 리스크도 커서 공개입찰방식으로 사업발주가 이뤄질 경우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와 중국이 심혈을 기울이던 코빅타 가스전 개발사업은 러시아 정부의 자국 우선 에너지정책에 따라 잠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병철 한국가스공사 부장은 "러시아 정부가 통합가스공급망(UGSS) 사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올해 초 구체적인 UGSS 계획이 발표되면 다시 러시아 정부와 협상을 하고 세부적인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의 참여정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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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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