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6월 17일] 대만해협에 찾아온 데탕트

세계의 투자가들은 중국과 대만이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내놓은 결과물에 환호하고 있다. 홍콩을 경유해 중국과 대만을 오가느라 시간과 비용을 낭비했던 무역업자ㆍ여행객들도 마찬가지다. 천윈린(陳雲林)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 회장과 장빙쿤(江丙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이사장의 악수 장면은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중국과 대만이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10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 만남에서 약속한 천 회장의 대만 방문이 성사될 경우 이는 지난 1949년 이후 중국 최고위 관료의 방문이라는 의의를 지니게 된다. 공산당에 패한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이 대만으로 옮겨간 뒤 60여년 만의 일이다. 이후 대만은 사실상 독립국가나 다름없었다. 이 같은 조치들이 양자 간 경제교류를 촉진하고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면 마땅히 박수를 칠 일이다. 미국은 특히 중국과 대만 간의 대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미국은 실질적으로 태평양의 평화를 지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기 직항노선 개통 및 양국 간 관광 촉진 등의 합의사항은 중국에 등록된 대만인 소유의 7만 기업에 이득을 줄 것이다. 이들 기업은 중국 경제성장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함부로 기대감에 들떠서는 안 된다. 특히 대만이 중국으로 편입될 것으로 믿고 있는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더더욱 그렇다. 중국 본토에서는 오랫동안 양측의 통합을 준비해왔으며 필요하다면 무력으로라도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수백개의 미사일을 대만을 향해 배치해두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양측의 정치적 화해를 위한 준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정권이 물러난 대신 중국과의 관계 진전을 주장하는 실용주의 성향의 마잉주(馬英九)가 대만 총통으로 선출된 덕에 이번 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마 총통이라도 대만인들이 지난 50년간 애써 발전시켜온 자유와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항공 및 관광 분야에서 대만에 좀 더 혜택을 줘야 한다. 그래야 대만을 끌어안을 수 있다. 대만을 겨누고 있는 미사일도 치우고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옵서버 자격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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