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산업융합촉진법 추진, 융합기술·서비스 지원 늘려신 시장 창출

기술경쟁력 갈수록 뒤처져… 첨단산업 걸맞게 제도정비, 中企엔 혁신성장 기회도<br>영역겹치는 부분 많아 관계부처간 조율 과제로

지게트럭차

당뇨폰



신세계백화점은 디지털 인체영상(아바타)을 통한 가상의류 착용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으나 관련 규정이 없어 서비스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S중공업은 지게차와 트럭을 결합한 트럭 지게차를 개발했으나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제품 승인이 4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약 6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이런 사례들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다. 지식경제부가 산업융합촉진법이라는 별도의 법을 만드는 것은 25년간 지속된 칸막이식 산업발전법으로는 업종별 구분을 허무는 이 같은 '융합산업'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물 산업은 21세기를 한참 지나 하루가 다르게 첨단을 향해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여전히 20세기형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산업과 기술 간 융합이 일어나고 있지만 개별산업을 우선했던 과거의 산업정책 패러다임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산업융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 법 체계로 신산업 지원이 어렵다 보니 지식기반신섬유개발촉진법ㆍU헬스케어산업활성화특별법ㆍ의료관광에관한특별법 등 관련법 제정만 남발되고 있다. 다만 법 제정 과정에서 관계 부처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과제로 남아 있다. 법은 곧 해당 부처의 이해 관계와 연결돼 있는 탓이다. ◇융합으로 신시장 창출=기업 간 경쟁격화, 소비자 수요의 다변화, 기술혁신 등에 따라 산업영역에서 융합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융합은 무엇보다 중소기업에 혁신적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융합 산업은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한 아이디어 상품이 많아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콘셉트의 융합 제품으로 성공한 사례들은 속속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게임과 스포츠를 결합한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은 지난해 1,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인터넷 기반의 정보통기술(ICT)과 교육서비스를 접목한 e러닝 선두업체 메가스터디는 지난 2008년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기존 법령ㆍ제도가 서비스 생성 장애=융합제품과 서비스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제도는 이를 쫓아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장애가 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융합기술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나날이 뒤처지게 됐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융합기술기획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융합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50~80%에 머물고 있다. 융합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대한상의가 업종별 1,346개 국내 기업을 조사한 결과 91.5%가 산업융합 촉진을 위한 별도의 법 제정을 원했다. 지경부는 융합촉진법 제정을 통해 융합신제품 임시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규제 개혁을 위한 산업융합촉진단이 만들어지면 제도적 한계로 융합산업이 좌절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계획은 아직 타 부처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교육과학기술부ㆍ보건복지부 등 영역이 겹치는 관계 부처를 설득하는 것이 난제다. 조석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융합촉진법은 지경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모든 법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산발적으로 나오는 신산업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자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美·유럽·日등 기술·신산업 선정 체계적 추진
■ 선진국들은 어떻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미 산업융합 트렌드에 대비해 융합 산업 촉진을 위한 국가 전체적인 추진체계와 전략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가나노기술위원회 상무성을 중심으로 지난 2002년부터 4대 융합기술 및 15대 융합 신산업을 선정한 '인간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융합기술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유럽도 '2004년 7대 융합기술, 9대 융합 신산업을 선정, 유럽지식 사회를 위한 융합기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헬스케어, 바이오ㆍ나노 등 주요 융합산업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가까운 일본은 2004년 경제산업성에서 4대 융합기술 14대 융합신산업을 선정하고 '신산업 창조전략'을 내놓았다. 일본은 다른 업종 중소기업 간 제휴를 촉진하기 위해 '신산업 활동촉진법'으로 자금지원 및 세제지원을 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이처럼 앞서서 산업융합을 준비해온 것은 산업 및 기술 요소 전반에 걸쳐 융합이 이뤄지면서 무한한 성장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실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한 애플의 아이폰, 전자책 시장 문을 연 아마존의 킨들은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돼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 딜로이트 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융합시장은 2008년 8조6,000만달러에서 2013년 20조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술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융합의 시대에 대비한 법ㆍ제도 정비를 꾸준히 추진한 반면 우리나라는 융합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