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도의 산업 사회 패러다임에서 개인의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성장의 열쇠로 바뀌는 메가 트렌드속 2008 무자년(戊子年) 문화계. 문화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올 한해 국내 문화산업은 세계 무대 중심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드라마와 대중음악이 중심이 돼 일으켰던 한류(韓流)의 영역을 확대시키는 중심에 위치한 건 뮤지컬을 포함한 공연업계. 특히 '난타'에 이어 '점프'가 브로드웨이 입성에 성공해 호평받는 등 비언어극을 선봉에 세운 '한국산 공연'은 올해 세계인의 관심권속에 더 깊게 자리잡을 전망이다. '해적판의 나라'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 7대 출판국으로 우뚝 선 국내 출판업계도 올해 세계 출판업계의 잔치인 '2008IPA총회'를 계기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또 미술계는 호황기조를 타고 지난해에 이어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영화산업의 경우 국내에선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세계 시장 전문가들은 할리우드 대작이 통하지 않는 나라로 인도와 한국이 꼽을 정도로 성장 잠재력을 평가받고 있다. 출판ㆍ영화ㆍ미술ㆍ공연 등 올 한해 각 분야별 전망을 짚어본다. 지난해 한국 영화계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관객이 전년 2006년에 비해 26% 가량 줄었을 뿐 아니라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영화가 개봉된 작품의 6%에 불과할 정도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것.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영화 편당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62.1%로 전년 대비 3배 가량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 한해도 이 같은 불황의 늪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문제는 심각하다. 과연 붕괴 위기에 놓인 한국 영화계가 거품을 걷어내고 2008년에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까. 올해 영화계는 전반적인 침체 국면에도 자본 투자만큼은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3대 배급사들이 투자금액을 줄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CJ엔터와 쇼박스가 각각 6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집행하고 롯데엔터도 4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영화 시장에 본격 진출한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수백억원 안팎의 '실탄'을 마련해 놓고 의지를 보이고 있어 투자 심리는 그리 비관적이지 않은 게 사실. 하지만 올해 한국 영화의 성패는 상반기부터 차례로 개봉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80억~100억원 내외로 물량을 쏟아넣은 '놈놈놈' '신기전' '모던보이' '님은 먼 곳에' 등의 대작들이 잇달아 흥행에 참패할 경우 영화산업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한 극장 수입에 의존하는 현재의 비정상적 수익구조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DVD 등 부가판권 시장을 되살려야 하는 것도 영화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실제 영화계는 영화제작자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범국민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불법복제 문제는 지난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투쟁 이후 충무로의 핫 이슈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극장요금을 현행 7,000~8,000원에서 1만원선으로 현실화 하는 방안도 올해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