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향후 통화정책의 최대 관건이 인플레이션 압력이라고 강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일각에서는 주택경기 둔화에 따른 경제 성장률 약화로 FRB가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으로 정책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FRB는 미국 경제는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매파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FRB는 28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종전의 5.25%로 동결했다. FOMC는 지난해 8월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여덟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묶었다. FRB는 발표문에서 경제성장 둔화보다는 물가압력을 더 우려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되는 금리인하 전망과는 달리 상당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물가지표 추이에 따라서는 금리인상을 추가로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발표문에서 주목할 대목은 FRB가 ‘근원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 동안 완만하게 개선되었다’고 수정한 부분인데 지난 5월 발표문에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었다. 하지만 FRB는 이 같은 문구 수정이 금리인하 신호로 해석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물가압력 상존’을 강조했다. FRB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높은 수준의 자원활용도는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지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고 원자재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는 등 앞으로 물가를 자극하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FRB 위원들이 매파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FRB는 미국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경제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터져나오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미국 경제성장은 완만했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FRB의 통화정책 방향은 ‘경기부양’이 아니라 ‘물가압력 차단’에 정조준돼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2.4%로 지금까지는 FRB가 생각하는 안전지대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발표되는 물가지표 방향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견제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뉴욕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리인하 목소리가 줄어들고 금리동결이 오랜 기간 이어지거나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