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26일] 국가별로 추진해나가기로 한 출구전략

세계적 관심사인 출구전략은 국제적 공조방식보다는 각국의 사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세계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개벌국가의 사정에 맞게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출구전략을 추진할 때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데 동의함으로써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국이 점진적으로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논의된 바 있는 출구전략 공조를 지양하고 개별적 추진으로 방법을 바꾼 것은 위기대응과 달리 출구전략은 나라마다 경제회복 속도가 다른데다 모든 나라가 일시에 금리인상 및 재정축소 등 긴축 모드로 돌아설 경우 오히려 세계경제에 또 다른 충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지만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정부의 입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굳이 출구전략을 서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G20 정상회의 준비의 성격이 짙은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이밖에도 중요한 어젠다에 상당한 진전을 거뒀다. 먼저 세계 금융시장 안전장치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은행세의 경우 국가 간 의견이 엇갈렸으나 추후 논의하기로 함으로써 일단 주요 의제로 설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우에 따라 서울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고 세계경제의 최대 불안요인 가운데 하나이자 미국과 중국 간에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는 무역불균형 문제의 경우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된 성장'이 필요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됨으로써 추후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연결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의제설정에도 주도적으로 나섬으로써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선진국에 과다 배정된 국제통화기금(IMF)의 발언권을 조정하기 위한 쿼터 개혁을 당초 계획보다 두 달 앞당겨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주장해온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문제를 공식 의제로 추가하는 데도 성공했다. 회의 주재와 코뮤니케 작성 등에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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