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원高와 대외악재로 주춤거리는 수출

4월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치고 주요 상장 제조업체의 1ㆍ4분기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원고를 비롯한 대외 경제여건 악화가 우리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7.7%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자릿수 증가율은 설 연휴가 낀 2월을 제외하면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 제조업체의 매출은 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3%, 36.9%나 줄었다. 이들 제조업체는 삼성전자 등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수출 채산성 악화가 예상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여겨진다. 수출증가세 둔화 및 기업의 수익 저하는 환율하락과 고유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하락은 수입 원자재가 부담을 줄여 물가상승 상쇄효과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수출위축 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 1ㆍ4분기 해외여행 경비가 25억8,300여만달러로 22.7%나 증가해 해외에서의 씀씀이가 더욱 커졌는데 이 역시 환율하락의 부정적 측면이다. 수출이 주춤거리고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최근의 소비심리 개선과 유통업체 매출 증가 등 내수회복 기운이 수출 및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은 바 크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실적호조에 따른 연말 특별상여금이 올 1ㆍ4분기 경기상황 개선에 큰 몫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지금 지표상으로 보면 내수회복의 시그널이 분명하긴 하지만 그 모습이 미약해 매우 조심스러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과 기업실적이 꺾인다면 소비심리도 다시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 고유가는 최근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환율문제는 미국의 눈덩이 재정적자, 중국 위앤화 문제 등으로 여간 복잡하지 않다. 인위적인 환율방어도 어려운 상황이다. 환율하락의 부작용은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경기회복의 기운이 채 퍼지기도 전에 사그러들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의 주도 면밀한 대응이 요청된다. 근거 없는 낙관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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