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후판 공급부족 장기화땐 조선업 위기"

■ 조선업계 "후판설비 추가증설 해달라"<br>국내 신생 조선소 증설에 亞지역 수요 증가<br>가격 고공행진… 철강업계 "당분간 증설 곤란"

"후판 공급부족 장기화땐 조선업 위기" ■ 조선업계 "후판설비 추가증설 해달라"국내 신생 조선소 증설에 亞지역 수요 증가 철강업계 "2012년이후 수급전망 보고 결정"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조선업계가 후판 설비 추가 증설을 요청하고 나선 것은 만성적인 후판 공급부족이 자칫 국내 조선산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신ㆍ증설 계획을 세우고는 있지만 중국의 후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국내 신생 조선업체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어 후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조선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박규원 조선협회 회장이 이례적으로 '국내 조선산업의 목줄을 잡는다'는 강한 표현으로 신생 조선업체들의 난립을 경계한 것도 후판 공급부족이 한국 조선업체들의 경쟁력 하락뿐 아니라 조선산업 전체의 위기 상황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부족 악순환=후판 공급부족은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다. 올해 국내 후판 공급량은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모두 합해도 90만톤가량 부족한 실정이다. 글로벌 톱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도 간신히 후판을 조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후판 가격도 치솟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후판 가격은 지난 2004년 초 대비 각각 34.8%, 57.6% 올랐고 신일본제철은 무려 83.2%나 인상됐다. 통상 국산 후판 가격보다 톤당 5만~6만원 낮았던 중국산 후판도 공급부족에 유통업체들의 사재기로 암시장까지 형성되며 현재 톤당 72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이는 국내 철강업체 가운데 가장 비싼 동국제강의 공급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조선소 신ㆍ증설 부작용=남해안 일대에서 일고 있는 신생 조선소의 설비 신ㆍ증설 바람은 후판 공급부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4만톤 규모였던 이들 신생 조선소의 후판 수요는 올해 70만톤으로 2배 이상 늘어나고 오는 2010년에는 11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남해안 일대에는 대한조선ㆍC&중공업ㆍSPP조선ㆍ성동조선해양 등 20여개 업체가 조선소 신ㆍ증설에 나서며 13개 조선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불고 있는 조선 설비 증설 바람도 후판 공급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10∼15년간 동북지역 해안에 조선소 및 관련 기자재 산업단지를 육성한다는 '동북지역 진흥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30만톤급 대형 유조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신형 여객선, 해양석유시추설비 등의 건조에 나설 예정이다. 또 대만 해운업체인 에버그린도 중국 광저우에 35만톤 규모의 드라이독을 건설, 2011년부터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생산한다. 일본의 오시마조선소도 내년 6월까지 1,2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설치하고 조선소를 확장하는 등 대형 선박 건조에 나서고 있다. ◇철강업체들 추가 증설 고심=후판 추가 증설 요구에 대해 철강업체들은 논의는 할 수 있지만 쉽게 결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가 7월 1조7,910억원을 투자해 광양에 제강공장을 포함한 연산 200만톤 규모의 후판공장 증설을 결정하고 공사를 진행 중인데다 동국제강이 연산 150만톤, 현대제철이 연산 200만톤의 신규 후판 설비를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포스코의 경우 설비 합리화에 따라 120만톤의 생산능력이 확충되는 만큼 당장 추가 증설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체들뿐만 아니라 중국ㆍ일본 등도 후판 증설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공급량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계획된 부분 이외의 추가 증설 여부는 2012년 이후의 조선업 업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9/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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