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어떻게 바뀌나

공정거래위원회가 24일 발표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4월부터 시행되면 현재 17개인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이 12개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그룹의 결합재무제표에서 부채비율이 100% 미만인 경우 출자총액제한 대상에서 제외해 주던 기존의 제도가 폐지되는 대신 3가지 새로운 졸업기준이 마련된데따른 것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의 자산기준은 현행 5조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재계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 한진그룹 등 졸업대상 공정위가 제시한 새로운 출자총액제한제도 졸업기준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계열회사간 3단계 이상 순환출자가 없고 계열회사수가 5개 이하인 기업집단은 상대적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졸업시키기로 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준에 해당돼 졸업하는 기업집단은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4개 공기업인 것으로추정됐다. 두번째 기준은 내부견제시스템을 잘 갖춘 '기업지배구조 모범기업'으로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포스코가 유일한 것으로 예상됐다. 공정위는 집중투표제 도입, 서면투표제 도입.시행, 내부거래위원회 설치.운영,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 설치.운영 등의 4가지 요건 가운데 3가지 이상을 갖춘 경우에 졸업시킨다는 방침이다. 세번째 기준은 소유와 지배의 괴리도가 낮은 기업집단으로, 지배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소유지분율과 의결지분율의 차이가 25%포인트 이하인 동시에 그 비율이 3배이하의 경우에 해당한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은 한진그룹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신세계, LG전선등 모두 4개다. 이밖에 LG그룹의 경우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가 출자총액제한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같이 빠지게 됐다. ◇삼성, 롯데, 한전은 다시 출자총액제한 대상 오는 4월부터는 그룹 계열사의 결합부채비율이 100% 미만인 경우 출자총액제한에서 제외하던 기존의 제도는 폐지된다. 이에 따라 삼성, 한국전력, 포스코, 한국도로공사, 롯데그룹 등은 다시 출자총액제한 대상이 된다. 그러나 포스코, 도공은 다른 졸업기준을 충족해 지금까지와 같이 출자총액제한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현재 17개인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은 결합부채비율 기준 졸업제도가 폐지되면서 22개로 늘어나게 되지만 새로운 졸업기준 도입으로 10개가 빠지면서 결국 12개가 되는 셈이다. 다만 출자총액제한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 첫 1년간은 출자한도 초과분에 대해예외가 인정되기 때문에 그룹별로 제한기간은 차이가 있다. 또 이번 시행령이 당정협의 등을 거치면서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각그룹의 자산이나 출자액이 지난 1년간 변했기 때문에 어떤 그룹이 졸업하고 어떤 기업이 재편입되는지를 현재로서는 확언할 수 없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003년 통계를 기준으로 10개 정도가 졸업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그러나 "변경 여지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제외대상을 거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자산기준 5조원 유지 가능성 높아 그동안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에서는 이번 시행령에서 출자총액제한을 받는 기업집단의 자산기준을 상향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입법예고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물론 강 위원장은 "개정안 전반에 대해 재계의 의견을 듣고 검토할 생각이며 다음달 당정협의에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완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그러나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자산기준을 5조원으로 변경한 지난 2001년말 이후 출자총액제한 대상 기업집단의 자산은 18%정도 늘었다"며"이를 반영하더라도 6조원 정도로 올리는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준을 6조원으로 높이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고 일부에서는 40조원으로대폭 높이자고 하는데 이는 제도를 없애자는 것"이라며 자산기준 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최근의 경기상황을 감안해 자산기준을 7조~8조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다 최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에 대해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해 최종결론이 어떻게날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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