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외화차입 금리 급등 "심상찮네"

美 신용등급 강등 영향<br>1년만기 20~30bp 치솟아<br>CDS 프리미엄도 오름세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이탈리아 재정위기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도 가능성을 뜻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은행별로 이달 초 대비 20~30bp씩 뛰었다.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면 외화를 빌릴 때 금리가 높아지므로 금융 당국도 이 같은 움직임을 눈 여겨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일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외화차입 가산금리가 지난 6월의 78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달에는 95bp로 17bp 상승했다고 밝혔다. 5년물도 같은 기간 125bp에서 137bp로 뛰었다. 1년과 5년 만기의 경우 3월 이후 가산금리가 줄곧 하락했지만 7월 들어 상승세로 반전했다.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도 7월 평균 가산금리가 27.4bp로 전월에 비해 1.6bp 올랐다. 은행들은 리보(Libor)에 가산금리를 얹어 외화를 빌려오며 가산금리에는 돈을 떼일 가능성 등이 감안된다. 따라서 가산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해외에서 국내 은행을 바라보는 눈길이 차가워졌다는 뜻이다. CDS 프리미엄도 오름세다. 미국 부채협상은 타결됐지만 계속되는 금융위기로 국내 은행의 신인도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일(뉴욕 종가 기준) 135bp였던 우리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8일 163bp까지 치솟았다. 6일 만에 30bp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128bp에서 153bp까지 뛰었다. 국민은행도 121bp에서 140bp까지 올랐다. 국책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출입은행은 113bp에서 132bp로 19bp 상향 조정됐고 산업은행도 113bp에서 133bp로 20bp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다는 것은 부도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의미로 그만큼 외화차입 금리도 올라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CDS 프리미엄도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도 국내 은행의 CDS 프리미엄이 뛰었다"고 말했다. 다만 유동성 측면에서는 국내 은행에 아직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입 차환율은 67.3%였지만 국내 은행의 7월 중장기차입 차환율은 195.3%로 전달에 비해 84.7bp나 상승했다. 차환율이란 신규 차입액을 만기도래금액으로 나눈 것으로 100%를 넘으면 신규 차입을 더 많이 했다는 얘기다. 한 금감원의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은행들이 단기차입을 줄이고 중장기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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