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이 외국인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관이 적립식 펀드 등을 통해 확보한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의 흐름을 이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대신증권이 올들어 투자주체별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가 상승기는 물론 주가 하락기에도 기관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은 지난 1월3일~3월4일의 상승기와 3월7일~4월29일의 하락기에 각각 19.04%와 3.5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상승기 15.07% 수익을 내는데 그쳤으며 하락기에는 7.97% 손실을 봤다. 개인은 상승기에 0.8%의 손해를 입었으며 하락기에는 수익률이 마이너스 18.49%에 달했다. 이 같은 기관의 ‘선전’은 향후 주식시장의 주도권을 외국인으로부터 넘겨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김용균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적립식 펀드 등으로 간접투자자금이 밀려들었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기관이 교과서적인 투자를 한 것이 수익률 향상으로 연결됐다”며 “특히 하락기의 매매패턴을 보면 기관이 외국인에게 판정승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기에 기관은 M&A 이슈 등이 부각된 현대건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으며 내수소비 회복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인 신세계, 환율 하락의 수혜주로 떠오른 한국전력 등을 통해 약세장에서도 오히려 플라스 수익을 냈다. 반면 외국인은 이미 증시의 관심 대상에서 벗어난 SK텔레콤에 주력하거나 LG카드ㆍCJCGV 등 다소 의외의 주식을 손대며 큰 손실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