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부산 금융권 "3조 토지보상금 유치하자"

녹산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코델타시티서 풀리는 돈 겨냥 은행마다 분주



부산지역 금융계가 '보상금 유지 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부산에 서부산권 산업단지 및 신도시 개발 등으로 무려 3조3,000억원대 토지보상비가 한꺼번에 풀리기 대문이다. 부산 금융회사들은 일찌감치 보상금 유치를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경쟁에 나섰다.

17일 부산시와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부산시는 수변형 자족도시로 조성되는 서낙동강 에코델타시티(조감도) 사업의 편입토지에 대한 보상일정 협의에 최근 착수했다. 부산 강서구 강동·명지·대저동 일대가 포함된 전체 12㎢의 토지보상비는 2조7,000억원 가량이다. 공동 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오는 7월까지 감정을 마치고 이르면 9월부터 보상내용을 통지할 계획이다. 2018년 완공 예정인 에코델타시티는 첨단산업·국제물류·연구개발 기능과 함께 하천과 생태계가 살아있는 복합형 자족도시로 상부시설(민간)을 제외한 전체 공사비가 5조4,386억원에 이른다.


강서구 녹산동 일대 국제산업물류도시 1-2단계 지역 3.4㎢에 대한 5,800억원대 토지 보상도 오는 4월부터 이뤄진다. 앞서 1조원대의 1-1단계 보상은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됐다. 국제물류도시에는 해양플랜드·자동차·정밀기계를 비롯한 복합 첨단업종이 입주한다.

이처럼 부산지역에 토지보상금이 한꺼번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권의 보상금 유치전쟁에도 일찌감치 달아 오르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명지, 강동, 녹산지역 지점을 중심으로 에코델타시티 내에 편입되는 지주들의 예상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은행 부산본부 관계자는 "해당 지점이 지역 내 보상 토지 소유주들을 먼저 자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며 "보상자 명단이 확정되면 조만간 지주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개별 보상금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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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뒤질세라 증권회사들도 유치전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채권으로 보상금을 받으려면 증권계좌가 반드시 필요한 터라 5~6개의 증권사마다 보상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다.

명지 국제물류도시 보상사업소가 자리한 사하구 하단동 일원의 증권사 지점들은 수십 명씩의 전담 직원을 두고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1-2단계 보상금 유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각 증권사들은 지난해 명지국제도시 1-1단계 보상 때에도 보상사무소 주변에 양도소득세 상담을 위한 세무사를 상주시키고 보상 전반에 대한 세무상담을 진행하는 등 지주들의 보상업무 처리를 도와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서부산권의 본격적인 개발로 대규모 토지보상금 및 공사비가 지역에 풀리게 돼 올해 지역경기가 모처럼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곽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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