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비례대표 후순위(20번 안팎)에 배수진을 치고 4ㆍ15 총선에서 총력전을 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최근 총선 출마계획과 관련, “어떤 것이 총선 압승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 내가 국회의원을 안해도 좋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당은 호남이 더 어렵다”며 “당장 지역구를 옮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측에서는 정 의장이 재선 의원으로서 당 의장에 선출됐고 유력한 차세대 대권주자로 떠오른 마당에 지역구 의원에 한번 더 당선된다는 것에 큰 미련을 갖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 과반수를 얻거나 원내 제1당을 차지, 전국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당 의장이 특정 지역구에 매달리기보다는 전국적인 유세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당내 요구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호남의 지역 정서상 정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출마할 경우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고 총선이 불과 3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 지역구를 종로 등 서울ㆍ수도권으로 옮기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점도 정 의원측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이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비례대표 후순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고 총선승리에 매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 의장이 비례대표로 나올 경우 순위는 우리당이 원내 과반수 또는 제1당이 되지 않으면 배지를 달기 어려운 15~20번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의장은 비례대표로 출마, 의원직을 받지 못하면 참여정부의 총리 등으로 입각, 국민의 정부에서 그토록 희망했던 국정경험을 쌓아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고지를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지난 18일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에 앞서 가진 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에 관한 노 대통령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