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규제 당국이 여가수 재닛 잭슨의 젖가슴 노출 사건 등을 계기로 외설적인 방송내용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아카데미상을 다수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Saving Private Ryan)'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방송사들이 방영을거부하고 나섰다.
미국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ABC 방송의 제휴 방송사들 가운데 일부는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ABC가 방영할 예정이었던 `라이언..'의 폭력적인 장면과 난폭한 언어 등이 규제대상이 될 가능성을 들어 이 영화를 방영하지 않기로 자체 결정했다.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가운데 걸작으로 꼽히는 `라이언..'은 `재향군인의 날'때 단골로 방영돼 왔고 지금까지는 이에 관해 거의 논란이 없었다.
그러나 `니플(젖꼭지) 게이트'로 불리는 잭슨의 노출사건 등을 계기로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외설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방송사주들이 몸을 사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이오와주에서 3개 ABC 제휴방송사를 운영하고 있는 시타델 커뮤니케이션스의레이 콜 사장은 "FCC의 규제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면 애국적일 뿐더러 예술적으로우리 군을 찬양하는 이 영화를 방영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방영계획을 취소하거나 방송시간대를 심야로 옮겨달라는 제휴방송사들의 요청을 거부한 ABC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영화 방영 전 적절하고 분명한 안내문을 내고 부모들에 대한 주의를 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