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락하는 증시,원인과 배경/‘수급·경기·자금’ 총체적 난국

◎3년전 수준 뒷걸음질/무리한 공개·증자로 수급 악화/심리설까지 퍼져 ‘엎친데 덮친격’/일부 “예견됐던 일”… 정부미온태도 맹비난 주가지수가 연중최저치를 다시 경신하며 3년전인 93년10월 7백30포인트대로 되돌아 간 것은 ▲경기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기업들의 자금난 ▲주식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증시 수급불균형 심화 ▲신용매물 압박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감 ▲개별종목 작전 조사설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특히 최근들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마저 자금난에 허덕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이제 더 기대할 것이 없다는 실망감에 빠져 무조건 주식을 팔고 보자는 주식투매가 확산되고 있다. 증권투자자들은 『현재 주식시장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종합주가지수 폭락은 이미 예상됐던 상황이며 단지 시기가 문제였다』며 정부의 미온적인 증시대책을 비난했다. 또 증권전문가들도 최근과 같은 증시 상황을 정부가 방치할 경우 주식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주식시장은 걷잡을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또 그동안 정부가 주식시장 체력을 무시한 물량 공급중심의 정책을 펼친 것도 증시 침체를 구조적으로 병들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실질 매수에너지인 고객예탁금은 올들어 2조6천억원대에서 소강 국면늘 나타내고 있음에도 정부는 무리한 기업공개와 증자허용으로 주식시장의 수급구조를 크게 악화시켰다.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 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11월 주식시장은 기업공개 유상증자등 공급규모가 전월보다 50%이상 늘어난 6천8백70억원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15대 총선을 전후해 주식시장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될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듯 3.4분기 주식공급물량 확대방침을 발표, 가뜩이나 어려운 주식시장 수급을 더욱 악화시켰다. 증권 전문가들은 『한국통신 주식매각문제만 보더라도 정부는 지난 95년이후 최근까지 증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일 때마다 주식을 매각할 시기만을 노렸을뿐 이로 인한 주식시장의 수급악화는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는 무책임한 정부당국자의 증시정책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증권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업공개등 발행시장 측면만 강조했지 정작 주식시장의 기본틀인 유통시장에는 무신경한 상황이었다』며 주식시장의 기본 정책도 모르는 정부당국자들의 무능한 정책을 비난했다. 주식시장이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데도 정부는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과 선물시장 개설에 따른 증시자율을 앞세워 뒷짐만지고 주식시장위기를 방치한 것도 폭락장을 유발시킨 원인중의 하나다. 최근 정부는 주가가 연일 급락하는 폭락세를 나타내자 연기금의 주식매수 제한해제, 증권금융의 신용융자한도 추가확대등 비상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안정화조치는 장기적으로는 주가안정을 가져올지 모르나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이탈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위한 실질적인 수요증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할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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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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