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투자 실기땐 판매상승 제동… 위상 높일것"

기아차, 중국에 제3 공장 건립<br>中수요 급증에 경쟁업체들도 생산능력 확대<br>"미적대다간 점유율 2%대로 추락 우려" 판단<br>美·유럽 공장은 품질·효율성 높이기에 주력

정몽구(뒷줄 왼쪽 세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형근(앞줄 왼쪽) 기아자동차 부회장과 웨이쿼창 중국 옌청시장이 ‘둥펑위에다기아 3공장 투자협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자동차의 '제3공장 증설' 카드는 '실기(失期)'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자칫 투자시기를 놓쳐 공급부족을 겪을 경우 상승세를 탄 시장점유율이 다시 곤두박질할 수 있다는 판단이 최고경영진의 결단을 이끌어냈다는 얘기다.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중국 내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정몽구 회장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등 다른 주요 시장의 추가 건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적 성장보다 품질에 주력한다는 경영방침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기할 경우 다시 2%대로 내려갈 수도"=현대ㆍ기아차는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순위와 브랜드 위상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 중국의 관영 정보센터인 SIC는 내년 중국 승용차 수요가 올해보다 무려 14.2% 증가한 1,270만대에 달하고 오는 2014년 1,793만대, 2015년 1,96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기에 설비를 갖추지 못할 경우 시장 내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게 현대ㆍ기아차의 계산이다. 경쟁 메이커들도 중국 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일기폭스바겐은 지난해 연산 91만대인 생산능력이 2013년에는 166만대로 늘어나며 상하이폭스바겐도 같은 기간 73만대에서 134만대로, 상하이GM 역시 76만대에서 200만대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기아차는 지난해 전년 대비 38% 성장한 33만3,028대를 팔았고 올해 판매도 43만대로 예상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면에서도 지난해 3%로 13위까지 올라선 데 이어 올해는 9월까지 3.5%를 기록,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현대ㆍ기아차 전체로는 올해 115만대를 판매해 폭스바겐ㆍGM에 이어 중국 내 판매 3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합계 시장점유율도 현대차 6.4%를 포함해 9.9%다. 10% 돌파를 눈앞에 둔 셈이다. 현대차는 이미 베이징 3공장 건설에 착수했고 수요증가를 감안해 준공 및 가동 시기도 내년 말에서 8월께로 앞당겼다. 기아차 옌청 1ㆍ2공장의 가동률도 최근 100%를 넘어섰다. 증설 없이는 공급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내부 검토 결과 증설시기를 놓칠 경우 향후 기아차의 중국 시장점유율이 다시 2%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미국ㆍ유럽은 여전히 조심스럽다"=현대ㆍ기아차는 이번 중국 증설 결정이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설비 확대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특히 미국 공장 증설에 대해서는 "그곳 시장이 중국처럼 단기간에 커지는 곳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양보다는 질에 치중하라는 정 회장의 경영방침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증설보다는 3교대ㆍ혼류생산 등으로 기존 공장의 생산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대차의 중국 베이징 3공장과 브라질 공장 등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의 완공부터 우선 '매듭'을 짓고 난 뒤 추후 증설을 검토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가 급성장한 데는 외부환경이 유리하게 돌아간 것도 큰 몫을 했다"면서 "내년 이후의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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