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20년 만에 사상 최고치로 오르면서 위안화 강세 수혜가 예상되는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당분간 위안화 절상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위안화 강세에 베팅하는 상품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0714위안으로 마감했다.
지난 10일 6.0712위안으로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위안화 가치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이 점차 효과를 발휘하는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연기된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중국 당국이 예전과 달리 위안화 절상을 대폭 용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전에는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조짐을 보이면 중국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통화량을 조절했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개입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금융당국이 외환시장 개방 확대의 일환으로 현재 ±1.0%인 환율 일일 변동 폭을 ±1.5~2.5%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12월 들어 위안화 절상 폭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인민은행은 별다른 개입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점도 위안화 절상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손쉽게 위안화 강세에 베팅할 수 있는 방법은 중국 펀드다. 국내에 설정된 중국 펀드 대부분은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다시 위안화로 환전해 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운용사들은 원화와 달러 사이에서만 환헤지를 한다. 달러 대비 위안화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그만큼 환차익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위안화 움직임을 활용해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은 최근 'AB 위안화 플러스 채권펀드'를 출시했다. 다양한 지역의 채권에 분산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중국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익을 노린 펀드다. 이 펀드는 출시되자마자 위안화 강세 베팅 상품을 찾던 판매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위안화 강세가 반가운 상품이다. 이 상품은 위안화 절상 수혜 추구를 위해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만 환헤지 전략을 펼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45%로 국내 설정된 중국 펀드 중 성적이 가장 좋다.
위안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도 매력적인 상품이다. D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만 하락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달러 대비 역외 위안화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DLS를 판매했다. 3개월마다 돌아오는 평가일에 위안화 환율이 설정 당시 가격보다 모두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할 경우 최대 연 11%의 수익을 주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이 보통 1~2주일마다 위안화 관련 DLS를 내놓는 만큼 상품 출시 일정과 구조를 잘 살피고 투자하면 된다.
최근에는 위안화 예금 상품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위안화 예금을 담보로 한 상품도 주목받고 있는 것. 위안화 정기예금 담보 기업어음(ABCP)이 대표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위안화 정기예금에 직접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위안화 예금 ABCP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현재 위안화 예금 ABCP 상품의 금리는 3.3~3.5% 수준으로 연 2.6~2.7%인 국내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수 우량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 가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인들의 구매력 확대로 중국 소비업종이나 내수주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중 내수 우량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하나 중국 1등주 랩'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대표 기업 5~6개를 선정해 장기 투자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앞서 출시된 '하나 중국 1등주 신탁'에 이어 또다시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주식 투자는 분리 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절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