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예술계도 '하이브리드' 바람

고대유물과 현대 설치미술의 만남<br>전시회로 재해석한 명작동화 등<br>장르 초월한 소통의 시도 이어져

무대예술가 이영란이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행복한 왕자' 이야기를 한지, 나뭇가지의 설치작 품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사진제공=아트센터 나비

현대미술가 지니서가 고려시대 금속유물을 설치작품으로 구현해 '메탈 사운드스케이프-울림' 이라는 제목으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전시중이다. /사진제공=호림박물관

장르를 초월해 통섭(統攝)을 시도하는 하이브리드(Hybrid)가 예술계까지 휩쓸고 있다. 고대의 유물과 현대적 설치미술이 만난 특별한 전시부터, 명작동화의 익숙한 스토리가 전시ㆍ강연ㆍ상영회로 재해석됐다. 미술가와 문학가가 호흡을 맞춰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주고받는 등의 참신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000년을 넘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만남=현대미술가 지니서는 박물관 유리전시실이이나 수장고에 보관돼 있어 손조차 대기 어려운 유물을 작품에 집어 넣었다. 성보문화재단의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신사분관 2층에서 열리고 있는 '메탈 사운드스케이프-울림' 전은 고려시대 금속문화재를 설치작품의 일부로 함께 배치한 유례없는 시도다. 지니서가 만든 철제 기하학적 공간에 문화재급 유물인 동종과 징(鉦) 등이 설치됐다. 박물관 소장 유물에 현대적 생명성을 불어넣고자 한 오윤선 관장의 아이디어가 작가의 열정을 자극한 결과물인 셈이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조우에서 감정과 소리의 '울림'이라는 공통분모가 추출됐다.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공간과 동선을 따라 들어가면 그 안에 있는 금속작품을 볼 수 있다. 흰 벽을 배경으로 철망에 걸린 징들은 오디오 스피커를 연상하게 한다. 청동거울은 검은 바닥면에 비쳐 관람객에게 성찰의 기회를 준다. 낮 2~4시에는 창문으로 든 햇빛이 청동거울 가장자리에서 반짝이는 독특한 광경도 볼 수 있다. 3월28일까지. (02)541-3523~25 ◇동화 '행복한 왕자' 미술관 입성=세계 각국에서 번역된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가 설치작품으로 재해석돼 서린동 SK빌딩 내 아트센터나비(관장 노소영)에서 선보였다. 소통과 융합을 중시하는 미디어아트의 특징이 구현된 전시다. 무대예술가 이영란이 한지와 나뭇가지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었다. 나뭇가지로 만든 제비와 한지로 만든 눈내리는 풍경, 미디어아트로 선보인 왕자의 반짝이는 보석 눈(目)이 인상적이다. 대로변 창에 종이를 붙여 형상화 한 왕자의 모습은 건물 밖에서도 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감상하면 스토리가 맞아떨어진다. 2월26일까지. (02)2121-1030 ◇미술가와 소설가의 협업=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만드는 미술가와 글을 쓰는 소설가가 만나면 어떤 작업이 탄생할까. 공공미술가 안종연과 소설가 박범신은 2월3일부터 '시간의 주름'이라는 제목으로 소격동 학고재갤러리(대표 우찬규)에서 공동 전시를 연다. 박범신의 소설 '주름'에서 영감을 얻은 안종연이 '시간의 주름'이라는 주제로 문학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전시다. 총 4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사진작가 강영호가 진행한 99개의 자화상 작업은 소설가 김탁환에 의해 연작소설 '99'로 다시 태어났다. 한편 문학사랑(이사장 김주영)은 화가 민정기ㆍ이인ㆍ한생곤ㆍ최석운ㆍ안종연ㆍ서용선이 차례로 소설가 윤후명ㆍ김주영ㆍ박상우ㆍ성석제ㆍ박범신ㆍ오정희와 짝지어 문학과 미술, 기행(紀行)이 어우러진 '녹색문학미술기행'을 6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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