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게임업체 中해커에 속수무책

"서버 마비" 협박 돈 갈취도

국내 게임업체들이 잇따르는 중국발(發) 해커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공격에 게임 사이트가 다운되는 것은 물론이고 서버를 마비시키겠다며 돈을 갈취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강모(35ㆍ구속 기소)씨 등 일당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온라인 게임업체 4곳의 웹서버를 마비시키겠다고 협박해 이들 게임업체로부터 58차례에 걸쳐 1억여원을 뜯어냈다고 19일 밝혔다. 강씨 등은 게임 서버를 한 차례씩 마비시킨 뒤 매월 일정 금액을 송금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서버를 다운시키겠다는 식으로 돈을 갈취했다. 이들은 협박 과정에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대포폰과 대포계좌에 대한 추적과 강씨 등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사이버 테러의 우두머리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이라는 사실만 밝혀냈을 뿐 행방을 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 등은 경찰에서 주범이 ‘마이클’ 또는 ‘현수’라고 불리고 있으며 한국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중지돼 중국으로 도망친 사람이라고만 진술해 소유 계좌 등은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 수사가 이들에게 미치지 못하는 사이 보안이 허술한 영세 게임업체들은 이들 일당의 협박에 계속해서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서버가 다운되거나 불안하다는 소문이 날 경우 회원들의 무더기 탈퇴가 예상돼 무리한 요구에도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실제로 이들 조직에게 협박을 당해 돈을 뜯긴 4개 업체는 최근 모두 폐업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협박을 받은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중이다. 그러나 피해 업체 일부는 불법 게임 사이트로, 신고나 제보를 꺼리고 있어 실태 파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일당과 공모해 서버 공격만 전담하는 마이클 같은 해커들이 중국에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아 수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국내 대형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도 중국발 해커들의 공격으로 인해 추석 이후 사이트 운영에 마비를 겪고 현금을 요구하는 협박에 시달린 사례가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업체들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에 빨간 불이 켜졌으며 관련 업체들은 유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