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탈진상태 주식시장 그냥 둘 것인가

탈진상태 주식시장 그냥 둘 것인가 주식시장이 탈진상태에 빠졌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4월 중순 10조7,800억여원에서 20일 현재 7조5,000억여원으로 3개월 만에 3조2,000억원 줄었다. 하루 거래대금은 거래소시장이 1조2,000억여원, 코스닥시장이 3,700억원으로 각각 올 들어 최고치의 3분의1 정도로 줄면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그제 어제 연이어 사상최저치 행진을 하는 등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마디로 투자자와 돈이 증시에서 계속 이탈, 시장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시장기반 붕괴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는 경기 사이클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오르내리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시장 스스로 조절해가기 때문에 등락에 과민 반응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이나 앞으로의 경제전망을 미뤄볼 때 자생력이 의문시될 정도로 체력이 소진됐고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코스닥의 경우 개인들이 주력 투자자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주가하락으로 개인들은 큰 손해를 봤을 게 뻔하고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 취약한 증시수급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또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개인들이 증시에서 돈을 벌기는커녕 잃었으니 소비와 내수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등록기업들 역시 시장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함에 따라 유효한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가 막혔다. 증시의 체력소진은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것이 문제다. 여기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한계기업이 많고 대주주와 경영진의 횡령 등 비리가 만연해 있으며 시세조종 등 불공정행위가 빈발하는 등 시장의 신뢰문제까지 겹쳐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장기불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증시마저 무너진다면 정말 우리 경제는 헤어나기 힘든 상태에 빠질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의 회복기능을 상실한 채 고사 지경에 놓인 증시를 그대로 둬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중에 넘쳐나는 부동자금의 물꼬를 증시로 돌리는 것이다. 직접적인 부양책은 시장을 왜곡시키고 나중에 큰 후유증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자금을 증시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때마침 오늘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증권업계가 간담회를 갖는 만큼 진지한 논의로 시장활성화 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 또 부실기업을 빨리 솎아내고 대주주 등의 비리와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해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4-07-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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