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BI저축은행 이상한 행보

4.7% 파격 금리상품 출시에 수신이탈 가속화 대응이냐

새사업 진출이냐 의심 눈초리


'부실 공룡' SBI저축은행(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행보가 심상찮다.

올 초 연 4.2% 정기적금(1년) 상품을 판매하면서 시중의 수신 자금을 끌어모은 SBI저축은행이 최근에는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연 4.7%(1년)에 이르는 파격적인 특판 적금상품 가입을 권유하고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수신 금리가 높으면 고객에게 나쁠 것 없지만 부실이 채 정리되지 않은 저축은행이 지속적으로 고금리 행보를 취하는 데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신 자금을 대거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부실 심화로 인한 수신 이탈 가속화에 따른 대항인지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은 아닌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자사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연 4.7%의 적금상품(1년)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SMS)를 발송했다. 연 4.7%의 적금 상품은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상품으로 전 금융권 통틀어 가장 높은 금리 혜택이다.


SBI저축은행의 수신금리 고공행진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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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SBI저축은행은 1년 정기예금 금리를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3.1%까지 주기로 했다. 인상 전 금리는 연 2.5%였는데 한 번에 0.6%포인트를 올려 업계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올해 들어서도 연 4.2%의 정기적금(1년)의 고금리 상품에 방카슈랑스 가입 시 연 5.2%까지 파격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연 4.7% 적금 상품까지 내놓은 것.

업계에서는 부실 은행 이미지 탓에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수신액 감소를 고금리로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총수신은 지난해 말 1조3,237억원으로 2012년 말 대비 7,047억원 감소했다. 계열사인 SBI2·3·4 역시 총수신이 각각 4,528억원, 1,659억원, 540억원 줄어들었다. 1년 새 1조4,000억원 상당의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한편 모그룹 SBI홀딩스는 이달 말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 조치에 따라 SBI저축은행에 3,4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SBI홀딩스는 이달 말 증자를 통해 SBI·SBI2가 각각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7%로 상향 조정되고 SBI3·4는 10%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번 증자까지 쏟아부을 돈만 1조원이 넘는데 자금 부담에 부딪힌 SBI홀딩스가 외부 투자자로부터의 자금 지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BI홀딩스 측은 "해당 자회사가 향후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자금 일부를 충당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아울러 SBI2·3·4를 SBI저축은행에 합병시키는 방안을 담은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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