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용직 인력 남아돈다/불황 여파 건설현장 구인요청 “뚝”

◎구직은 작년비 배 늘어/유흥업소 등 장사 안돼 되레 감원까지우리경제가 갈수록 심각한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일용직 인력시장에도 찬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허드렛일이라도 찾아 나서는 사람은 남아도는 반면 사람을 쓰겠다는 데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일용직 인력공급업체들에 따르면 이들 일용직을 가장 필요로 하는 각종 공사현장과 다방, 식당 등의 유흥업소는 물론 심지어 파출부를 쓰는 가정들에서도 불황의 여파로 사람을 구해달라는 요구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영업중인 일용직 인력알선업체는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은 5백90여개 직업소개소를 포함 1천5백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인력공급업체는 지난해에 비해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은 2배 이상 는 반면 인력공급 요구는 절반 이상 줄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량리 두봉인력직업소개소의 신현묵 사장(34)은 『지난해 가을만 하더라도 각종 공사현장에 알선한 일용직 인력이 2백여명에 달했지만 요즘은 아예 한명도 없는 실정이며 파출부를 소개해달라는 가정도 하루 평균 10여건에 달했으나 요즘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은 건설현장대로 최근 건설업체들의 잇따른 부도가 겹치는 바람에 허드렛일을 할 일용직 인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아예 사라졌다는 것이다. 회원가입제로 파출부를 전문으로 소개하는 상계동 대성인력의 김영화씨(26)도 『파출부로 일하겠다는 주부들의 회원가입신청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지만 정작 파출부를 쓰겠다는 가정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틀이나 사흘에 한번꼴로 파출부를 보내달라던 가정들도 5일이나 1주일 단위로 파출부를 요청하는 바람에 순서를 정확히 따져 회원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대목을 앞두고 있는 식당과 다방 등 유흥업소들도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장사가 안되자 일손을 구하기보다는 오히려 종업원수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6년 12월 및 연간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업자가 47만9천명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0만명이 늘어났으며 소비증가율도 4.6%로 지난 9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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