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정위, 가격재결정명령제 실시

법제화 필요 없어 이르면 하반기 시행<br>과징금 10% 기금 조성<br>소비자보호에 활용 검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가격 인하 명령 카드를 꺼내든 데는 기업들의 담합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담합행위가 적발되더라도 일정 과징금만 내면 오른 가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볼 것이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담합행위가 끊이지 않았다.


인수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담합을 적발하고도 실제 가격이 내려갔는지 모니터링하지 않는 것은 물론 가격재결정명령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아 기업들이 담합을 통한 가격 인상이라는 행태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담합행위를 차단하고 소비자를 구제하기 위해 공정위가 가격재결정명령 시행을 적극 활용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치는 내부 규정으로 법제화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르면 하반기부터 의무화할 수 있다는 게 인수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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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통한 가격 인상 관행 끊기=그동안 기업들은 담합행위를 통해 부당이익을 챙기면서 쥐꼬리 과징금을 내고 면죄부를 받아왔다. 부과되는 시정조치도 추후 담합을 하지 말라는 경고에 그칠 뿐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전혀 없었다.

공정위가 담합으로 높아진 가격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는 가격재결정명령을 전혀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특히 가격 담합으로 오른 가격이 원상회복되지 않아 시장이 왜곡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인수위는 하반기부터 가격재결정명령 시행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담합을 통해 합의한 가격을 철회하는 동시에 반드시 인상 전 가격으로 환원시키겠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업체들이 새로운 가격을 결정하더라도 반드시 공정위에 보고해 시장가격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기금 조성해 소비자 보호에 사용=소비자보호기금 조성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 주목적이다. 기업들은 담합행위에 과징금을 내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대다수지만 부과된 과징금을 떼어내 피해 소비자들을 구제하는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들의 담합으로 인한 전체 피해액수는 크지만 소비자 개개인의 피해금액이 적아 보상 받을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경우 일정 자격이 갖춰지는 피해 사례는 개개인들이 담합기업에 대해 소송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보호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수위는 기업들의 전체 매출 가운데 담합으로 인한 이익을 10~15% 정도로 보고 과징금의 10% 수준을 소비자보호기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는 업무보고 때 구체적인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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