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 금리인상 소폭 그칠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인상 폭과 횟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낙관론자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지난 97년과 같이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94년과 같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폭 인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FRB는 지난 94년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이 장기화되자 7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으로 은행간 단기 대출금리를 3%에서 6%로 2배 인상했다. 당시 주가는 횡보세를 지속했고 채권가격은 폭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 97년 금리인상은 단 한차례 0.25% 포인트만 올리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주가는 금리인상 직후 하락세를 보이다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그 해 22.6%나 상승했다. 현재 많은 주식거래 전문가들은 지금의 경제상황이 97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FRB의 금리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경우 예방주사를 맞고 나면 건 강이 오히려 좋아지듯이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미국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좋고 금리인상이 소폭에 그칠 경우 올 여름과 가을에 주가는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또 최근 주가가 하락했지만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도 투자자들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증거하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 물가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 0.7%가 올라 9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같은 추세가 5월달에도 이어질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FRB가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인상 폭이 0.25%포인트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거나 인상 횟수도 한번에 그치지 않고 94년처럼 여러 번에 걸쳐 지속적으로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보스톤 은행의 수석투자분석가 네드 릴레이씨는 『올 여름까지 경기과열이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경우 임금인상, 소비지출 확대, 금리인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현 주가수준이 94년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준이어서 금리 인상 폭이 클 경우 주가는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현 경제상황이 지난 94년보다 97년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94년초 미국 경제는 불황에서 막 회복되는 국면에서 FRB가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인상을 오랫동안 자제해 왔기 때문에 금리 인상 폭이 컸던 반면 97년에는 경제상황도 괜찮았고 이자율도 높은 수준이어서 소폭의 금리인상만으로 조기에 인플레를 억제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현 경제상황은 불황을 탈출하던 94년과 달리 오랫동안 호황을 지속하고 있고 금리도 4.75%로 94년의 3%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FRB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한 두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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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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