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미국의 농촌 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광대역 전력선통신(BPLㆍBroadband over Power Lines) 장비ㆍ모뎀 공급을 본격화한다.
이 장비는 인구밀도가 낮고 면적이 넓어 일일이 광통신망을 깔기 힘든 미국의 농촌지역 등에서 전력선을 통해 데이터 신호를 전달, 가정ㆍ사무실 등에서 고속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강재근 카이콤 대표는 23일 자체 개발한 옥외용 BPL 장비에 대해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인증을 받아 지난해 인증받은 옥내용 모뎀과 함께 이달부터 미국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미국 농림부가 추진하는 '전력선통신망을 이용한 농촌 정보화 프로젝트'의 주관업체인 IBEC에 15만 달러 규모의 BPL 장비와 모뎀을 이번 주에 첫 수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4월까지 1,400만 달러어치(옥외용 장비 4만여대, 옥내용 모뎀 2만5,000대)를 독점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FCC 인증을 받기 위해 필드테스트를 진행하던 지역이 허리케인으로 타격을 받아 테스트 지역을 옮기느라 인증이 늦어져 공급일정이 지난 해에서 올해로 이월됐다"며 "IBEC이 올해 신규로 구입할 장비도 우리가 납품할 가능성이 커 올해 총 5,000만 달러어치를 IBEC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BEC는 앨라바마ㆍ인디애나ㆍ버지니아주의 농촌지역에 전력선통신망을 구축해 2만5,000 가입자를 대상으로 512Kbps~1Mbps급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카이콤은 원격검침을 포함한 전력망관리 정보기술(IT)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미국 IBM의 BPL장비 우선공급업체로 선정돼 조만간 장비 사양과 납품수량ㆍ가격ㆍ납기 등에 대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이콤이 FCC 인증을 받은 옥외용 장비는 0.5~1㎞ 간격으로 전신주에 설치돼 중전압 전력선을 타고 흘러가는 인터넷 데이터 신호를 증폭ㆍ복구시켜 주는 리피터, 중전압 전력선과 옥내로 연결되는 저전압 전력선 사이에 인터넷 데이터 신호가 원활하게 오갈 수 있게 해주는 게이트웨이로 크기가 작고 저렴해 현지 BPL사업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카이콤은 스페인 DS2사의 200Mbps급 전력선통신 모뎀 칩을 이용해 전력선에 인터넷 데이터 신호를 실어보내고 받을 수 있는 BPL 장비와 모뎀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