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타장세 배경] 美금리동결... 세계증시 "X-마스 선물"

지난해 10월부터 상승세를 나타낸 세계증시는 올해 11월까지 32% 상승하며 세계 주가총액이 최초로 국내총생산(GDP)액을 넘어섰다. 지난 89년 GDP의 42%에 불과했던 주식시장규모가 97년 64%까지 늘어났다가 1년동안 12조달러 이상 늘어나며 34조달러를 넘어서 30조달러로 예상되는 올해 GDP 규모를 앞지르게 된 것이다.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세계주가는 시간당 12억달러, 한달평균 8,570억달러씩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매달 320조원 규모의 한국주식시장의 3배 규모로 세계증시가 늘어난 셈이다. 23일 블루칩 지수인 다우존스 지수와 S&P 500 지수,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등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21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동결조치 이후 더욱 용기 얻었다. 특히 예상과 달리 금융정책 방향을 「중립」기조로 유지한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뜻을 「산타의 선물」로 받아들였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4,000 포인트를 넘어 4,001.63을 기록했으나, 경계매물이 쏟아져 3,969.44 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지난달 2일 3,000 포인트 돌파 이후 36일장만에 4,000 포인트 고지를 점령했다. 나스닥 지수는 1971년 100으로 출발, 30년이 채못돼 40배의 신장율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하이테크 산업이 21세기에 제2의 산업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부푼 기대가 만들어낸 결과다. 연말 뉴욕 증시 활황의 또다른 이유는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Y2K)의 문제가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큰 파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는 2000년 1월 1일 Y2K 문제가 별탈없이 지나갈 경우 1월초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욕 증시는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새해초까지 이른바 「홀리데이 랠리」라는 독특한 상승 장세를 형성해 왔다. 투자자들이 연말에 받은 두둑한 보너스를 상승 가능성 있는 종목에 묻어두고 연말 휴가를 즐기는 경향에서 나온 것이다. 연말 장세는 대개 1월 3일까지 지속되어왔다. 특히 올연말엔 세계 경제가 분명한 회복세를 보이고, 미국 경제는 고도 성장과 물가 안정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 매집의 광기가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보수적 관점의 전문가들은 「탐욕스런」 투자 열기를 우려하고 있다. 발레스트라 캐피털 매니지먼트사의 매니저 짐 멜처씨는 『광기를 넘어섰다』며 『1929년 대공황 직전의 투기 이후 가장 극단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지수는 일단 4,000 포인트를 경계로 조정에 거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내년 2월 중앙은행의 공개시장위원회(FRB)가 열리기 전후에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뉴욕증시는 큰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벌써부터 금리에 대한 우려로 미 재무부채권 30년물 수익율이 27개월만에 가장 높은 6.49%를 기록한 것은 이런 기류를 반영했다. 한편 2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는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가 8일 연속 상승하며 장을 주도했다. 독일정부가 전날 조세제도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01년부터 기업간 주식매매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DAX지수가 폭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독일 최대 재보험사인 뮈니히레의 주가가 이날 하루 17% 올랐으며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주가도 12% 상승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대변인 페테 피치는 이날 『이제부터 금융기관들의 활동이 더 자유롭게 됐다』며 정부조치를 환영하고 독일경제의 회복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오전장만 열린 홍콩증시도 내년 홍콩경제가 올해 1.7%에서 3%포인트 높은 4.7% 상승하리라는 HSBC의 전망이 발표되면서 급등했다. 이날 항셍(恒生)지수는 전일보다 3.3% 오르며 16,833.28을 기록하며 97년 8월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도 상승장세를 보여 니케이지수 2만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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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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