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투자자 보호 문제아에서 우등생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불완전판매로 사상 초유의 펀드 리콜까지 단행하며 문제아로 낙인찍힌 지 불과 1년 만에 투자자 보호 우수 증권사로 선정됐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2년 11월 금융감독원의 미스터리쇼핑에서 '저조' 등급을 받았다. 전체 15개 증권사 중 14위. 투자자 보호 부문만 놓고 보면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던 셈이다.
불과 1년여가 흐른 28일 한화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2013년도 컴플라이언스 대상' 시상식에서 내부통제 우수 부문상을 수상했다. 컴플라이언스는 불공정 또는 불건전매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위법 또는 위규행위를 하지 않도록 점검하는 투자자 보호 관련 업무다.
불과 1년 새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한화투자증권의 위상이 바닥에서 천장으로 수직상승한 것일까.
일단 시스템상의 변화가 가장 컸다. 고령 투자자를 배려한 투자숙려기간제도 도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한화투자증권은 '실버 프리미엄'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며 65세 이상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설명을 들은 당일 상품 가입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불공정거래 예방 시스템을 강화한 점도 시장 전반에 있어서 투자자 보호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7월 한화투자증권은 소량의 매수·매도 주문을 지속적으로 넣는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짙은 투자자를 선별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시스템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되는 즉시 해당 고객에게 경고 후 계좌의 수탁 거부가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등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증권사가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 한화투자증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559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손실 규모는 올해 60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 마련에 나서는 것은 고객의 신뢰 회복 없이는 실적개선도 없다는 확신 때문.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지난해 9월 부임하면서 가장 먼저 내건 슬로건 역시 '고객중심·정도경영'이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실버 프리미엄 등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한 것과 함께 구조가 복잡한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매 분기 자체적으로 미스터리쇼핑을 통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은 당장의 실적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몰라도 중장기적 투자라는 관점에서 꾸준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