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 해 2조9천800억원의 적자를 내 자기자본을 모두 까먹었으며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의견을 받았다.28일 삼일회계법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현대건설 2000사업연도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자구계획에 따라 투자유가증권을 매각하며 4천53억1천100만원의 매각손을 내는 등 작년 한 해 2조9천8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거액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데는 투자유가증권 매각손 이외에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공사대금의 50%인 5천554억2천800만원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 특별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또 진행중인 공사의 미수공사대금중 5천858억7천600만원과 재고자산 평가감액 3천959억300만원이 특별손실로 계상됐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해 완공된 공사 가운데 예정원가보다 초과 발생한 공사원가 4천691억7천만원도 특별손실로 계상됐다고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이 작성, 제출한 감사보고서에는 또 현대건설의 재무상황과 관련해 작년 말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조2천792억3천500만원 초과하고 총부채의 총자산 초과액도 8천571억6천900만원에 달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해외지점의 재무제표와 관련해 일부 해외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조회확인서를 입수하지 못했으며 이를 입수하거나 만족할 수 있는 대체적인 감사절차를 실시했다면 발견할 수 있었던 수정사항의 영향을 제외하고는 현대건설의 재무제표는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삼일회계법인의 의견은 회계 실무상 단서를 단 적정 표현으로 `한정' 의견이 된다.
삼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중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항목에서 “이번에 제출되는 재무제표는 현대건설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작성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조2천792억2천500만원을 초과하고 있고 누적결손으로 인해 총부채가 총자산을 8천571억6천900만원을 초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여부는 올해 자구계획및 사업계획 이행여부, 채권금융기관의 만기연장 등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대상기업으로의 선정, 지급보증을 포함한 신규자금지원 등 효과적 이행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 만큼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