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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유가상승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폭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월 12만원대까지 하락했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17만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석유제품 수급차질과 유가강세가 이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ㆍ4분기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정유ㆍ화학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했다. 3월 배럴당 평균 122달러선이었던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6월 94달러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도 함께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탓이다. 이 여파로 화학업체인 LG화학은 2ㆍ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급감한 5,029억원에 그쳤고 S-Oil과 호남석유은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도 유가하락에 따라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ㆍ4분기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면서 정유주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2ㆍ4분기말 93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가 지난달 평균 110달러 위로 올라가면서 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정유ㆍ화학업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을 가장 눈여겨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3ㆍ4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하락했던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2ㆍ4분기 적자를 심화시켰던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정제마진은 1ㆍ4분기(12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3ㆍ4분기에는 13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4ㆍ4분기는 석유제품의 성수기이기 때문에 하반기 정제마진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ㆍ4분기 말에 울산3공장 증설이 완공된 것도 호재다. 울산3공장은 지난달 100% 가동돼 하루 2만6,000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설에 따라 실제 판매량이 4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상승과 윤활기유공장 증설로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개선 폭이 정유ㆍ화학업체들 가운데 가장 클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달 24일 발생한 남미 최대 정유공장인 베네수엘라 정유공장의 가스폭발로 원유수급에 차질이 생겨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정제설비 증설 지연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호주도 정제설비 폐쇄로 석유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처지다. 유럽과 미국 동부지역의 정제설비 폐쇄도 길어져 구조적으로 석유제품 구매국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까지 기존설비폐쇄와 신규 정제설비 증설이 지연돼 구조적으로 이들 국가들의 석유제품수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화재와 같은 공급차질도 정유시황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의 정제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이익개선폭이 정유업체들 가운데 단연 돋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3ㆍ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6,600억원이지만 실제 7,500억원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며 "2ㆍ4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약 4,000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을 봤지만 최근 유가상승으로 이를 대부분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도 "SK이노베이션은 3ㆍ4분기 최대 9,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ㆍ4분기 이익 규모(9,269억원)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에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국내 정유사는 2ㆍ4분기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3ㆍ4분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최대 규모의 원유 정제설비를 보유한 업체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수직 계열화를 통해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파라자일렌(PX)과 부타디엔(BD), 윤활유 등의 제품을 보유해 하반기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정유사는 대량의 원유를 재고로 보유하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변동할 때 각 분기 말 대규모 평가 손익이 발생한다. 2ㆍ4분기 말 두바이유는 배럴당 93달러였지만 최근에는 20% 이상 상승해 11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3ㆍ4분기에는 재고 평가이익의 반영돼 현재와 같은 높은 정제 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강세는 3ㆍ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 7월 산유량은 3,12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OPEC 회의에서 과잉 생산을 방지하기 위해 총 생산량을 3,000만배럴로 낮추기로 했다. 또 이란에 대한 제재로 원유의 글로벌 유입이 줄어 3ㆍ4분기 공급량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3ㆍ4분기는 원유의 계절적 성수기로 2ㆍ4분기 보다 평균적으로 2.3%의 수요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증가율이 소폭 하락하겠지만 계절적 성수기로 약 1.8%(160만배럴)의 증가율이 예상된다. 글로벌 유동성 공급 확대는 상품 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유가의 강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중대형 2차전지 공장 준공으로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편광필름 원재료와 2차전지 원재료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원 개발을 위한 탐사와 석탄의 자원화를 위한 기술 개발 등 적극적인 투자 활동으로 성장 기대감도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