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남미·유럽도 노크… 전세계 27國 진출추진

■한국형 증시시스템 阿에도 수출<br>전세계 27개국 진출 추진<br>채권·파생상품까지 확대<br>이르면 연내 가시적 성과


한국거래소(KRX)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자본시장시스템 수출에 탄력이 붙고 있다. 그동안 동남아시아에 국한됐던 수출 대상 국가가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으로 넓어지고 있고 수출 대상도 주식 거래 정보기술(IT) 시스템뿐만 아니라 채권ㆍ파생 상품 시스템까지 확대되고 있다. KRX는 지금까지 말레이시아와 라오스 등 2개국에 채권시스템 수출과 증시개설을 완료했고 캄보디아(증시개설), 베트남(IT시스템), 우즈베키스탄(IT시스템) 등 3개 국가와는 계약을 마치고 인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KRX의 자본시장 시스템 수출 행보가 최근 들어 급속하게 넓어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의뢰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KRX는 앞으로 동남아시아 6개국과 중동아시아 2개국, 중앙아시아 2개국, 아프리카 6개국, 유럽 3개국, 아메리카 5개국에 증시개설과 IT시스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KRX의 한 고위관계자는 "증시개설 추진 대상 국가를 선정할 때는 성장잠재력과 인구규모 등을 고려했고 파생상품 시장개설과 IT시스템 수출 대상 국가의 경우 현재 증시규모 등을 분석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곳은 단연 '검은 대륙' 아프리카다. 지난 11일 증시의 문을 연 라오스나 올 상반기 증시 개설 예정인 캄보디아의 경우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아프리카는 거리도 멀고 우리나라와 교류도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소 뜻밖인 측면이 있다. 김봉수 KRX 이사장은 "아프리카의 성장성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아프리카 시장은 2000년대 들어 발전을 저해해왔던 민족분쟁과 내전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 5~6%대의 고성장기에 진입했다. 2009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새롭게 주목해야 할 경영기술 아이디어로 '아프리카 투자진출'을 꼽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KRX가 증시 개설 추진 국가로 설정한 앙골라는 아프리카에서 석유매장량으로 2ㆍ3위를 다투고 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2%에 육박한다. 모잠비크도 유연탄 점유율이 세계적인 수준이고 최근 5년간 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세계 유수의 거래소들도 핵심전략사업 중 하나로 증시 시스템 수출을 꼽고 있지만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의 경우 아직 공략할 만한 틈이 있다"며 "KRX는 한 거래소 안에 유가증권ㆍ코스닥ㆍ파생상품 시장이 모두 존재하고 청산결제업무와 감시시스템도 겸비하고 있어 증시 후진국에 증시시스템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데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KRX는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진출할 때와 같이 우선 해당 국가의 정부 관료와 먼저 접촉을 시작할 계획이다. KRX의 한 관계자는 "증시개설 업무의 경우 먼저 2~3명이 파견돼 경제 관련 정부 당국자와 접촉한 후 e메일을 통해 거래소 규정 등 증시 제반 사항에 대한 선교육을 진행한다"며 "이후 필요하면 초청교육을 통해 직접 우리나라 증시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경우 상장ㆍ매매ㆍ채권ㆍ선물 부문의 과장급 실무자 6~7명이 현지로 달려가 경제관료를 대상으로 교육까지 진행했다. 거래소가 이번에 수출 대상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접촉을 시도함에 따라 일부에서는 이르면 올해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일단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진출 역량을 집중하고 아프리카는 다음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KRX의 해외 진출 사례를 볼 때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진행됐다기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KRX의 한 관계자는 "일단 미얀마에 대한 접촉을 시작한 만큼 이곳의 진척 속도가 빠를 경우 아프리카 지역 국가까지 같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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