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8명 중 절반 내부 승진

■ 인사 특징<br>영남 출신 9명 쏠림현상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발표한 외청장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업무 파악이 뛰어나고 실력을 검증 받은 '내부 차장'을 승진시킨 것이 눈에 띈다. 주무부처 고위인사를 기계적으로 청장으로 내려보낸 관행에서 벗어나 해당 청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형 전문가를 등용했다.

이날 발표된 외청장 18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9명이 내부승진했다. 민형종 조달청장, 김영민 특허청장, 이일수 기상청장,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내정자 등 5명은 각각 해당기관에서 차장을 지내다 승진했다. 정부부처 고위인사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해당 청의 차장과 실장이 '상향식 승진'을 한 것이다.


그동안 외청장은 상위부처에서 낙하산 형태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해양경찰청ㆍ기상청의 경우 차장의 청장 승진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본청에서 고위인사를 외청으로 보내는 관행에서 탈피하려고 했다"면서 "외청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외청의 수장이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관료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채동욱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은 검찰총장으로,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장으로,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은 경찰청장으로, 최수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감원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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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출신도 4명이나 등용됐다. 병무청장에는 박창명 경상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소방방재청장에는 남상호 대전대 소방방재학과 대우교수, 문화재청장에는 변영섭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산림청장에는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에 치중한 '쏠림인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남ㆍ경북ㆍ부산 등 영남권 출신 인사가 9명에 달했고 충남ㆍ충북ㆍ대전 등 충청권이 4명,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이 3명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2명이었으며 전북은 한명도 없었다.

이번 인선에서는 '행시 24ㆍ25회'가 약진했다. 백운찬 관세청장, 민형종 조달청장 내정자가 24회이고 김영민 특허청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는 25회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4명으로 가장 많았고 동국대가 2명으로 뒤를 이었다. 평균 연령은 55.7세로 13일 발표된 차관(급) 20명의 평균 나이 55.5세보다 약간 많았다. 최연소 청장은 박형수 내정자로 46세였고 최고령 청장은 박창명 내정자로 63세였다. 고위직에 여성인재를 대거 등용하겠다던 대선 공약과 달리 여성은 변 내정자 1명에 그쳤다.

검찰총장ㆍ경찰청장ㆍ국정원장ㆍ국세청장 등 4대 권력기관장의 경우 영남 인사가 배제됐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국세청장에 내정된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은 대전 출신이고 채동욱 검찰총장, 이성한 경찰청장,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는 모두 서울 출신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4대 권력기관장의 경우 지역ㆍ학교 등 대통령과의 인연을 고려해 인선을 단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 권력기관장 인선에서는 영남 출신이 아예 없는데 특정 인맥이 아니라 능력과 실력을 갖춘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호남 출신이 권력기관장 인선에서 소외됐고 박 대통령이 대선기간 호남 표심을 겨냥해 '인사 대탕평'을 강조한 만큼 상징적인 차원에서 호남 출신 인사를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번 권력기관장에서 배제됐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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