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1 자유학년제 '오디세이 학교' 성공할까

1년간 시험 줄이고 적성 탐색

서울교육청, 5월부터 시범운영

교사 확보안돼 시행착오 우려도

서울 교육청이 공교육과 대안교육을 결합하는 파격 실험에 나선다.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1년간 시험을 줄이고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자유학년제 '오디세이'학교가 선보인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은 16일 서울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안교육적 실험을 공교육 내에서 시도한다"며 "오는 5월부터 고교 1학년 희망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디세이 학교의 특징은 대안적 방식으로 다양하게 배우되 평가의 틀은 공교육의 방식을 따른다는 점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교육청이 선정한 민간 대안교육기관 3∼4곳이 서울 정독도서관 내 마련한 지원센터를 교실로 삼아 각 기관의 특색에 맞게 재량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교육과정은 △언어·수학·외국어 등 교과 수업 △인턴십 등 체험 위주의 교과 활동 △여행·발표회 등 자율 활동으로 이뤄진다. 기초 과목(언어·수학·영어)과 탐구(사회·과학) 과목은 최소한의 단위를 이수해 이들 과목은 일반고교의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성취평가제)에 따라 성적을 매긴다. 이에 따라 자유학년이 끝나면 학생들은 1학년 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처리돼 소속 학교에 2학년으로 복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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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방식은 덴마크에서 운영되는 '에프테르스콜레(인생설계학교)'를 모델로 삼았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덴마크 학생들은 고교 진학 전에 1년간 전국에 설립된 250여개의 에프테르스콜레에서 인생설계수업을 들을 수 있다. 정부가 운영비를 50% 지원해 공립적인 성격도 갖추고 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이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유학년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 조 교육감은 "현재 중학교에서 시행하는 자유학기제는 전환학년제로서의 성격이 너무 약하다"며 "자유학기제는 고교에서 실시하는 게 더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었던 만큼 자유학기제의 보완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개교를 앞두고 있지만 협력 운영기관은 20일 선정될 예정이다. 운영 교사도 선발되지 않은 상태라 당장 문을 열 경우 학생들이 시행착오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대학 입시에서 학생들이 불리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근표 교육정책국장은 "아직 대학교육협의회와는 협의가 안 됐다"면서도 "학력 등 측면에서도 손해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장기적으로 홈스쿨링 등 학교 밖 대안교육도 공교육에 포함할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제도권 공교육이 기업·사회의 요구와 많이 괴리돼 있어 잠자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괴리를 줄이기 위해 제도권 공교육을 다양화하고 유연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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