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수시장이 경기침체 및 특소세 환원에 따른 구매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업체들의 마케팅 강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2월까지 자동차 판매대수는 49만8,59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2% 증가했다. 수출이 16.9% 급증한데다, 내수도 당초 우려와는 달리 2.3%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도 12일까지 내수는 전월대비 19.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2월 자동차 판매에서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선전이 돋보인다. 2월까지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대수는 2만 1,436대로 전년동기비 32.1% 증가했으며, 점유율도 2% 포인트 상승했다. 쌍용차 역시 무쏘 스포츠의 생산 확대에 힘입어 내수가 17.3% 증가했으며, 점유율도 1.4%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현대와 GM대우의 1~2월 내수는 각각 0.8%와 1.3% 소폭 감소했으며, 점유율도 1.5% 포인트와 0.4% 포인트 하락했다. 기아는 시장 침체와 GM대우의 회복에 따른 영향으로 내수가 6.2%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현대는 내수에서 지난해 수준 정도에 그쳤지만 경기 상황을 감안할 경우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쌍용차는 무쏘 스포츠의 월 생산능력을 기존 1,500대에서 2,500로 늘리면서 연초 이후 실적 호전을 이어가고 있다. 무쏘 스포츠의 계약 미출고분이 여전히 2만대를 넘고 있어, 적어도 판매면에서 당분간 타업체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아차의 실적과 주가는 이번에 새로 출시된 오피러스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구매심리가 최악인데다 내년부터 대형차 특소세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이후 대형차에 대한 대기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의 1~2월 미국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비 1.7% 감소했으며, 기아는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차 시장은 4.6% 마이너스성장을 했다. 실적 자체만 놓고 보면 두 회사 모두 바닥권으로 볼 수 있으며
▲2ㆍ4분기 중 인센티브 강화
▲GM과 포드의 감산 등에 힘입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GM과 포드의 감산, 포드의 경영 악화 등 환경 변화가 현대ㆍ기아차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격적인 인센티브 실시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던 GM과 포드가 수요 부진과 재고 증가로 감산에 들어가고 반대로 환율 상승을 등에 업은 현대ㆍ기아차가 인센티브를 확대할 경우 미국 차 시장 구도가 현대ㆍ기아차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볼 때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은 완성차업체들의 마케팅 강화에 힘입어 예상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에서 수익성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수출 증가와 원화 절하에 의해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판매도 1ㆍ4분기에 바닥을 찍고 2ㆍ4분기 이후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지정학적 리스크만 어느 정도 걷힌다면, 자동차업체들의 주가는 시장평균 상승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판매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쌍용차와 업종 대표주인 현대차가 투자 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아차 역시 오피러스에서 어느 정도만 받쳐준다면 현대차와 동행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식 서울증권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