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흔들림없이 늠름하게 주행하고 있는 모습을 시장에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위기극복의 에너지를 축적하게 됩니다.” ‘총수 구속’으로 조직의 리더십이 심하게 흔들리는 현대차에서 마케팅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예병태 상무는 “머릿속이 아득하다”면서도 “이번 상황이 조기에 원만하게 해결돼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 상무는 “이번 사태로 주요 핵심사업의 차질이 누적될 경우 국내외 시장에서의 충격 역시 급속히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까지는 외국정부와 대리점, 업계 종사자 등 ‘사업 당사자’들에게만 영향을 주고 있지만 소비자의 인식에까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그 피해를 회복하는 데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해외 사업 파트너와 딜러들은 이미 현대차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지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 등 현안에 소극적으로 응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 현지 딜러들의 경우 판매부진에 따른 어려움 때문에 심하게 동요할 수밖에 없어 이들의 이탈을 막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 상무는 환율과 고유가 등 주변 악재와 이번 사태로 인한 지난달 자동차 영업실적의 부진에 대해서도 큰 우려와 함께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실적까지 부진하게 나와 충격이 더 컸다”며 “다만 내부적으로는 아직은 ‘일시적 실적부진 상황’이라고 보고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영업력을 대폭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는 호기인 월드컵을 활용한 마케팅 등 중요 현안들이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며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임직원 스스로의 분발은 물론 현대차를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주위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 상무는 특히 “정몽구 회장이 대외적으로 갖고 있는 신뢰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며 “판매나 해외공장 건설 등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회장의 복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