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올 9월 전국 42곳에 이어 내년 3월 40여곳의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를 운영하는 내용의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 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정부는 올 2학기와 내년 1학기 연구학교를 운영한 뒤 2015년까지 신청을 받아 희망학교를 운영하고 2016년 3월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올 9월 운영되는 연구학교 42곳은 1학년 2학기에, 내년 3월 운영되는 40여곳은 2학년 1학기에 자유학기를 운영한다. 9월 연구학교의 경우 시도 교육청별 2~3곳씩 지정됐다.
우선 연구학교는 연구학교는 중간ㆍ기말고사를 없애는 대신 학생 스스로 점검하는 '자기성찰평가'와 교사가 수업과정 중 평가하는 '형성평가' 등을 시행한다. 진로탐색활동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에 서술형으로 기재한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연구학교와 희망학교 학생들이 고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시도 교육감과 협의해 자유학기 동안의 학습 성취 수준 결과가 고입에 반영되지 않게 할 방침이다. 2016년 전면 실시 이후 고입 반영 여부는 추후 결정한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교육이 입시 위주에서 탈피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누리고 스스로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가 항구적 교육제도로 자리 잡도록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학교는 교과별 수업시수를 대폭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데 국어ㆍ영어ㆍ수학 등 기본교과는 핵심 성취기준 중심으로 충실히 가르치되 토론ㆍ실험ㆍ실습ㆍ현장체험ㆍ프로젝트 학습 등 자율과정을 강화한다. 학기에 2회 이상 종일체험활동을 실시하고 학생이 진로체험을 계획하면 학교가 출석으로 인정하는 자기주도 진로체험도 학교장 재량으로 시행된다. 예체능과 기본교과를 합쳐 운영하는 융합수업과 여러 명의 교사가 공동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공동수업, 수업시간을 두세 시간씩 묶는 수업, 진로캠프, 사회인사 특강 등도 마련된다. 연구학교에는 3,000만~4,000만원까지 진로체험 경비가 지원된다.
수업시수를 보면 국어ㆍ영어ㆍ수학 등 기본교과를 소화할 수 있는 공통과정이 20시간 내외로 편성되므로 주당 33시간 수업을 기준으로 자율과정이 13시간까지 운영될 수 있다. 또 중간ㆍ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으므로 시험기간 7일(중간 3일, 기말 4일)을 진로체험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직업체험은 물론 음악ㆍ연극ㆍ영화ㆍ만화ㆍ애니메이션ㆍ사진ㆍ스포츠클럽 활동 등 다양한 예술ㆍ체육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연구학교에는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되며 공공ㆍ민간 기관의 전문강사도 학생들의 체험활동을 돕는다.
하지만 자유학기제 도입을 놓고 일부 교육단체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자유학기를 보내는 동안의 학력 저하를 우려해 학부모들이 방과 후 사교육에 더 올인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비록 서술형으로 기재하지만 교사의 평가가 객관적일 수 있느냐와 도시ㆍ농촌 등 지역 여건에 따라 자유학기제 운영의 질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에 자유학기의 성적을 어떻게 반영하느냐는 최대 난제로 꼽힌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특목고ㆍ자사고의 고교 다양화와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지 않으면 자유학기제의 학력 저하 논쟁은 불가피하다"고 했고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력 저하, 인프라 미비 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시범운영기간에 다양한 평가와 학생부 기재 방식의 장단점을 파악해 2015년 6월 실시계획 발표 때 최종안을 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