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인경 '새 신데렐라' 탄생

막판 연속 버디로 10언더 첫승… 코리안 올 7승째<br>"좌절 많았지만 즐겁게 치자고 스스로 다독인 덕분"<br>롱스드럭스챌린지 최종

▲ 김인경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댄빌의 블랙호크 골프장 18번홀에서 미국 LPGA투어 롱스드럭스 챌린지 우승을 확정짓는 긴 거리 버디를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벌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댄빌=AP연합뉴스



파4의 17번홀. 2타차 선두였던 김인경(20ㆍ하나은행)의 티 샷이 페어웨이 왼쪽 해저드를 향해 날아갔다. 순간 지난 해 웨그먼스 LPGA대회에서 김인경이 연장전까지 갔다가 패했던 악몽을 떠올린 팬들도 많았지만 정작 본인은 담담해 보였다. "늘 좋은 것을 다 끌어 왔다. 스폰서도, 선생님도, 이번에는 우승이다"라고 입버릇처럼 되뇌던 말 덕분인지 볼은 다행히 해저드를 비켜 벙커에 빠졌고 다음 샷에 홀 3m쯤 떨어져 버디가 됐다. 마지막 홀에서도 7m가 넘는 긴 거리 버디가 홀로 쑥 빨려 들었다. 갓 스물 넘긴 어린 선수가 늘 강조했던 긍정의 힘은 결국 막판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며 LPGA투어 첫 승을 이끌어 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댄빌의 블랙호크골프장(파72ㆍ6,185야드)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롱스드럭스 챌린지(총상금 120만달러). 김인경은 집념을 불사르며 막판 2개 연속 버디를 낚아 정상에 올랐다. 이날 스코어는 1오버파 73타, 최종 합계는 10언더파 278타로 3타차 우승이었으며 상금은 18만 달러였다. 투어 2년차로 지난해 웨그먼스LPGA에서 연장전까지 나섰다가 첫 승 기회를 날렸던 그는 생애 첫승 감격을 누리며 올 시즌 한국 선수 7승 기록의 주인공도 됐다. 이날 우승은 일면 경쟁자들이 처지며 김인경의 부담을 줄인 덕이 컸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폴라 크리머(미국)가 위협을 가하지 못했고 1타차로 붙었던 안젤라 스탠퍼드는 전반에 3타나 잃으며 처졌다. 덕분에 김인경은 2번홀 보기 이후 11개홀 동안 파행진만 했고 14, 16번홀에서도 거푸 보기를 했어도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 원동력이 된 것은 끝까지 잃지 않았던 선수 본인의 의지였다. 김인경은 17번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마지막 홀에서 또 버디를 챙겨 3타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는 "최근 상상력이 풍부해지면서 늘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며 우승 예감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또 "예전에는 내가 곧 골프라고 생각해 좌절도 많았지만 요즘은 골프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 즐겁게 하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더니 편해졌다"고 밝혔다. "긴장돼서 한 두시간 밖에 자지 못해 너무 피곤했지만 물 5병과 바나나를 먹으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는 김인경은 "늘 그렇듯 내 자신을 믿고 그냥 즐겁게 치자고 스스로 다독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스탠퍼드가 3타차 2위를 기록한 가운데 대만의 청야니가 6언더파 3위, 오초아가 4언더파 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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