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축제도 전략이다


꽃의 계절인 봄을 맞아 전국에서 꽃을 테마로 지역 축제가 한창이다. 매화에서 산수유ㆍ벚꽃ㆍ진달래ㆍ유채꽃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수십개에 이른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로 계절별로 지역적 특성을 살린 다양한 축제가 가능하다.

지역 축제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특산품과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독특한 전통 문화와 역사, 관광자원을 보존하고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축제는 지역의 관광 진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색 없는 지자체 축제 2,429개 난립

하지만 각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만들어지는 축제로 인해 오늘날은 축제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시도별 축제현황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지자체에서 개최된 지역 축제가 2,42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기간을 하루씩만 계산해도 하루 평균 6개 이상의 축제가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축제들 중에서 그 지역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살려 긴 역사와 전통을 지닌 진정한 의미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유사한 성격과 내용의 축제들이 여러 지역에서 남발되다 보니 차별성이 부족하며 일회성ㆍ전시성 행사 개최로 예산낭비뿐 독특한 축제문화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나친 수익성 추구로 음식물ㆍ기념품 등을 비싸게 판매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축제의 본질이 왜곡되기도 한다. 그리고 축제가 끝난 후 남은 쓰레기 더미, 무질서 등은 우리 의식 수준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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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축제가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세계적인 관광 상품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지역적 고유성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속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농어촌이 갖고 있는 경제적 자원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그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참신성을 가진 축제로 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발굴ㆍ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내야 한다.

둘째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추진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축제 행사가 아닌 주민ㆍ사회단체ㆍ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ㆍ계획ㆍ추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공감대를 형성해 우리의 전통적인 공동체의식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축제를 통해 지역민들의 단결과 화합을 유도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가 돼야 한다.

셋째 축제의 홍보 방법도 다양화 돼야 한다. 축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비자에게 축제를 알리고 축제에 참여해 즐기고 소비하는 데 있다. 기존 홍보방법 외에 스마트 기기 등에 기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소셜마케팅도 필요하다.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역정체성 살린 차별화 전략 필요

넷째 방문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쓰레기 투기 등은 이제 근절돼야 한다. 가지고 간 쓰레기는 가급적 가지고 오는 미덕이 필요하다. 꽃을 따고 나뭇가지를 꺾는 등의 자연훼손 행위도 삼가야 한다. 또한 무질서한 주차, 금연구역 내 흡연 등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허먼 칸 등은 관광 관련 산업이 21세기 세계 최대 산업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지역 축제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세계적인 문화 상품이 돼 지역 경제발전의 새로운 동력과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활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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