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고정관념을 깨라

몇 년 전 직원들과 금강산에 갔을 때의 일이다. 비룡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는데 사진기사가 촬영지점을 정해놓고 손님을 기다리다 보니 차례를 기다리는 관광객들로 인해 전망대가 매우 붐볐다. 그때 ‘사람을 중심으로 해서 카메라를 옮기면 될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를 고정하고 피사체만 바꾸니 사진도 천편일률적이고 대기시간도 긴 것이다. 이처럼 고정관념이 지배하고 있으면 새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하여 비효율 속에서 발전은 더디고 품질은 낮아진다. 그에 비해 고정관념을 멋지게 날려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사례도 많다. ‘난타’는 ‘음악은 반드시 악기로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났기에 칼과 도마ㆍ양은냄비를 두들기면서도 신명나는 공연을 만들어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경북의 한 지방자치단체는 보름달 밝은 밤에 과거시험 보러 가던 옛길을 걷는 ‘달빛사랑여행’상품을 만들었다. 예전에는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썼지만 지역의 특성을 살린 관광사업을 개발해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버렸기에 달빛마저도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시각으로 고정관념의 틀을 깨면 가치 있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필자의 회사는 수년 전부터 보험계약자인 기업체 대상 서비스에 힘쓰고 있다. 종전에는 재(再)보험사의 고객은 원(原)보험사뿐이고 기업체나 일반인은 원보험사의 고객일 뿐이었다. 그러나 재보험의 존재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기업체의 경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므로 원보험사를 도와서 기업체에 맞춤형 서비스를 펼치는 것이야말로 재보험의 뿌리를 다지는 일이다. 또한 ‘보험상품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원보험사 몫이고 재보험사는 재보험만 인수하면 된다’는 단순논리에서 벗어나 재보험사가 상품을 개발해 원보험사에 제공함으로써 원보험사는 상품 판매 이익을 얻고 재보험사는 재보험 계약을 받아 상호 간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재보험시장이 개방됐을 때도 오히려 생각을 바꿔 해외시장을 공략함으로써 해외 영업의 점유율이 3%에서 14%로 수직 상승하고 국제 무대에도 이름이 날 수 있었다. 과거에 기업의 경쟁력은 축적된 경험과 관행이었다. 그러나 환경 변화가 빠르고 소비자의 요구도 훨씬 복합적인 시대에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개념과 아이디어로 무장해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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