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외국 담배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동반 하락했다.
지난 1월 필립모리스(PM), BAT,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 등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35.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포인트 감소했다. PM(22.7%→19.3%), BAT(10.7%→9.8%), JTI(6.3%→6.2%) 모두 점유율이 떨어졌다. 3개사의 연간 시장점유율 역시 2010년 42.2%, 2011년 40.8%, 2012년 38.1%로 3년째 하락세다.
지난 2011년 BAT가 던힐ㆍ보그 등 주력 품목 가격을 갑당 2,700원으로 올렸고 곧 이어 JPI도 마일드세븐 등의 가격 인상에 나섰다. PM은 지난해 2월 말보로, 팔리아멘트 등을 갑당 8%(200원) 인상했다.
이러한 외국 담배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불황으로 흡연자들이 담뱃값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 속에 점유율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가격을 동결한 토종 업체 KT&G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KT&G의 1월 점유율(64.7%)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포인트 올랐고 연간 점유율은 지난 2010년 57.8%에서 지난해 61.9%까지 올랐다. KT&G 관계자는 "점유율 상승은 외산 담배의 가격 인상 후 출시한 보헴시가미니 등 신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덕분"이라며 “현재로서는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산 담배의 부진이 '잔돈'을 꺼리는 남성들의 특성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자 지갑엔 보통 동전을 넣을 공간이 없다"며 "외산 담배 가격이 2,700원으로 오르면서 가격 단위가 500원, 1,000원으로 딱 떨어지는 담배 또는 아예 저렴한 국산 담배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