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동건 변호사, "이제 로펌도 골프 마케팅합니다"

강경남과 무명시절 맺은 인연, 로펌 최초로 선수지원 나서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국내 남자무대의 2006년 상금왕이자 지난해 시즌 3승으로 공동다승왕에 오른 강경남. 그의 오른쪽 어깨에는 골프경기에서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 로고가 박혀있다. ‘법무법인 바른’이다.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해부터 변호사의 광고가 허용되면서 5월 강경남 선수와 계약을 맺었다. 국내 로펌 중에서는 최초로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 눈길을 모은 바른에는 그의 무명시절부터 격려를 아끼지 않은 김동건 대표변호사가 있다. 김동건 대표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서울고등법원장을 거쳐 2005년 2월 법무법인 바른의 수장을 맡았다. 부임 당시 변호사가 20명 정도이던 바른은 김 대표가 타 로펌과의 합병과 변호사 영입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3년만에 변호사수가 120명에 이르는 국내 톱7 법무법인으로 성장했다. "공직을 떠나면서 골프를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고, 또 형편도 되어 격려 차원에서 선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죠. 그것을 대대적으로 광고한 적은 없지만 저희 이름이 서서히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동건 변호사와 강경남의 만남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운드를 위해 용인의 한 골프장을 찾았던 그가 골프장에 연습생으로 있던 강경남의 연습장면을 우연히 지켜보게 된 것이것이 계기였다. 열심히 하는 모습에 호감을 갖게 된 김 대표는 이후 대회장을 찾아가 갤러리로 따라다니는 등 꾸준히 만나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6년 겨울에는 강경남이 전지훈련 중이던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를 로펌에 영입하기 위해 홍콩을 들른 김에 강경남을 찾아간 것이다. 그 때 현지 삼성물산 관계자와 함께 세계적인 명문코스인 마인즈골프장에서 플레이할 기회가 생겼고, 그는 타이거 우즈가 이글을 기록했던 홀에서 강경남이 버디를 기록한 것을 어제 일처럼 기억해냈다.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사회 지도층과 골프모임이 있을 때는 동반 라운드를 권했습니다. 선수에게는 참여의식과 사명감을 키워줄 수 있고, 아마추어들은 상금왕과 라운드하며 배웠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겠지요. 그분들이 나중에 선수의 또 다른 지원세력이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법무법인 대표들의 골프모임이 있을 때 강경남과 동반라운드를 제의한 것도 그래서였다. 강경남을 직접 만난 후 법조계에서는 법무법인 바른의 스포츠 마케팅을 이해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엄격한 법조계에서 골프선수와 후원계약을 맺기가 조심스러웠을 테지만 김 대표가 나서면서 골프에 대한 사회의 편견도 호의적인 분위기로 바꿔놓은 것이다. “아마추어들이 프로 선수를 만나면 사인을 부탁하는데, 간혹 남자 캐디들이 남자 선수에게 사인을 부탁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골프를 몰랐다면 남자들끼리 뭘 저러나 생각했겠지만 특정 선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자 그것도 아름다운 장면으로 바뀌어 집디다.” 강경남을 만난 후 골프와 선수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은 김동건 대표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의 병역의무에 대한 부분도 그 중 하나다. 전 같으면 “선수가 국가 위에 있나. 군대는 당연히 가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그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 지 이해하게 된 지금, 그의 마음은 아들의 군입대를 앞둔 여느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관심을 가지면 그 대상이 좋아지고,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해 어떤 일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죠. 경남이를 알아오면서 음지에 있는 선수들의 고생도 이해하게 됐고, 앞으로는 선수들에게 법률적인 자문과 함께 전문적인 매니지먼트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인즈 선수가 방한했을 때도 전문 로펌이 수행했듯 앞으로 운동선수나 연예인의 매니지먼트도 법률시장 다변화의 한 분야가 될 겁니다. 로펌 경영으로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지만 한 달에 한두 차례 골프로 심신을 다스린다. 산악반 활동을 했던 서울법대 시절부터 등산과 테니스를 꾸준히 한 덕분인지 골프도 입문 5개월만에 100타를 깼을 정도의 운동신경을 자랑한다. “세계랭킹 1위가 늘 우승하는 테니스와 달리 골프에서는 컨디션이나 멘탈 등 변수가 많습니다. 우승은 열심히 하고 난 다음의 결과일 뿐 미리 우승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요.” 스폰서로서 계약 선수에게 거는 기대를 묻자 김동건 대표는 담담했다. 기대감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선수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강경남이 이번 시즌 국내 남자무대에서 가장 활약할 선수로 지목되는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