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과 고이즈미(小泉)일본총리는 1일 정상회담 후 "월드컵 공동개최 후 한일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국민과 정부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공동 메시지를 발표했다.
월드컵 기간동안 양국은 그 동안 불편했던 관계를 뒤로 하고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는 귀중한 자산을 얻은 것이다. 그만큼 한일관계도 새 차원의 협력관계로 발전하리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이 한일양국의 공동개최로 결정됐을 때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의심하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였다. 그 동안의 한일관계를 미루어 보아 그 같은 우려가 나올 법 도 했다.
그러나 한일양국은 이 같은 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멋진 협력관계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오히려 공동개최도 잘하면 단독개최 보다도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공동개최의 한 전형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에 깊이 각인된 한일양국의 역량과 우호협력관계를 계속 살려나가려면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비자(입국사증)문제 등 민간교류의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드컵 공동개최의 경험이 양국국민의 친선관계 증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아키히토(明仁) 일본천황의 말도 이에 부합된다. 그런데도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비자면제 등에 대한 일본측의 진의가 파악되지 않는다.
양국정부는 관계증진을 위한 어떠한 말 잔치 보다도 새 한일관계 정립의 상징이라고 할 비자장벽부터 제거해야 한다. 일본정부는 월드컵기간 중 한국국민에게 한시적인 비자면제 조치를 취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현재 한일간엔 매일 1만명 이상이 서로 오가고 있다. 특히 금년은 '양국국민 교류의 해'다. 이만 하면 진정한 양국국민의 교류를 위해 비자장벽을 제거할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본다.
^지난 반세기 동안 양국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관계증진을 앵무새처럼 다짐했다. 또갖가지 조치를 취해왔다. 교과서문제,과거사청산 등을 위한 조치가 좋은 예다.
그러나 성과는커녕 때로는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 양국관계를 퇴보 시키기도 했다. 양국정부가 과거사청산 등의 틀에 얽매여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한 비자면제 등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애써 외면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경제는 물론 정치 군사면에서 날로 커지고 있다. '깡패국가'인 북한의 위협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눈앞에서 이를 지켜봐야 하는 한일양국으로선 협력체제 구축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통한 경제파트너쉽 강화 등 정부차원의 협력과 함께 비자면제 등을 통한 민간교류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양국정부는 한일협력관계와 민간교류에 새 물꼬를 튼 월드컵 공동개최 성공을 바탕으로 비자면제,FTA체결 등 새 차원의 한일협력시대를 여는 조치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